한화그룹 오너 일가의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총 1조 1000억 원 규모로 한화에너지의 지분 20%를 매각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한화 지분을 승계하면서 생긴 증여세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이다. 여기에 금융, 식음료(F&B) 등 형제가 주력하고 있는 각 계열사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지배력을 높이고 신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취지도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은 각각 5%와 15%로 한화에너지 지분 총 20%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 지분가치는 100% 기준 약 5조 5000억 원이다. 한투PE 컨소시엄에는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참여했다. 이들은 인수금융 조달 없이 에쿼티 자금만으로 한투PE가 5000억 원, 두 증권사가 6000억 원 등 1조 1000억 원 규모의 구주를 인수할 계획이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이 50%,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25%씩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그룹의 비상장 계열사다. 특히 한화그룹을 지배하는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한화의 주요 주주는 김승연 회장(11.33%), 김동관 부회장(9.77%), 김동원 사장(5.37%), 김동선 부사장(5.37%)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한화에너지가 ㈜한화의 지분 22.15%를 보유 중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에서 아예 빠져 있어 그룹 후계자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올해 4월 김승연 회장은 한화 지분 22.65% 중 절반을 3형제에게 증여했다.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4.86%, 3.23%, 3.23%를 나눠받는 거래다. 지분 11.32%를 승계하면서 납부해야 하는 증여세는 약 2975억 원이다. 한화그룹 오너 일가는 지분 매각을 통해 증여세를 해결하고 각 계열사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