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드 회사들이 만기가 1년 남짓인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고채금리가 오르며 시장금리까지 상승 압력을 받자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단기물 발행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12일 만기가 각각 1년 1개월, 1년 2개월 그리고 1년 4개월인 카드채를 발행했다. 구체적으로 1년 1개월물은 400억 원, 1년 2개월물은 500억 원, 1년 4개월물은 100억 원 규모다. 삼성카드(029780) 역시 이달 15일 만기가 2년 미만인 카드채를 발행했다. 만기 구조(트렌치)는 1년 1개월부터 1년 6개월로 구성됐으며 이번 카드채 발행을 통해 총 1000억 원을 조달했다.
통상 카드채는 만기가 3년에서 4년 사이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단기물을 발행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4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국고채금리까지 3%를 넘나들자 시장금리도 자극을 받은 여파로 풀이된다. 이에 채권 발행이 잦은 카드사들이 금리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단기물 위주로 발행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보통 카드사들은 다른 여신전문금융회사에 비해 채권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편”이라며 “최근 금리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례적으로 1년 1개월물, 1년 3개월물 등 만기가 짧은 카드채를 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달 들어 여신전문금융회사채 3년물 금리는 3.5%를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 11일 신용등급 AA+ 기준 3년 만기 금융채의 금리는 3.520%를 기록했다. 해당 채권의 금리가 3.5%를 넘은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며 2.7%대까지 내렸던 점을 감안한다면 불과 몇 개월 만에 80bp(bp=0.01%포인트)가량 뛴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자비용 증가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현재 금리 수준으로 카드채에 길게 투자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에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 만기 단기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