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산한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개 종목이 투자 경고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주가 상승 판단 기준이 절대 상승률에서 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로 변경된다. 올해 국내 증시 랠리 속에 SK하이닉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대형주가 줄줄이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며 투자자 불만이 커지자 한국거래소가 제도 손질에 나선 것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26일 투자 경고 종목 지정 요건을 개정하는 내용의 시장감시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확정했다. 최근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적은 대형주까지 투자 경고 종목에 선정되자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로 29일부터 즉시 시행된다.
먼저 시행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0위에 해당하는 종목이 이미 투자 경고로 지정돼 있을 경우 지정이 자동 해제된다. 즉 1000원 차이로 해제가 불발되기도 했던 SK하이닉스는 29일부터 풀리는 것이다. 또 기존에는 최근 1년간 주가가 200% 이상 오르면 투자 경고 지정 요건에 해당했지만 앞으로는 종목이 속한 시장 지수 상승분을 제외하고도 해당 종목의 주가가 200% 이상 추가로 오른 경우에만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된다. 시장 지수가 하락한 경우 지수 상승률은 0%로 간주한다.
투자 경고 지정이 반복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강화됐다. 동일 유형으로 투자 경고 종목에서 해제된 경우 재지정 제한 기간을 기존 30영업일 이내에서 60영업일 이내로 확대했다. 다만 과도한 시세 관여율 등 불건전 매매 요건 자체는 기존 규정을 그대로 유지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 경고 종목 중 지정 예외 종목뿐 아니라 모든 종목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면밀한 시장 감시를 통해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내 시가총액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기대감을 반영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최근 1년간 주가 상승률이 200%를 넘겼다는 이유로 투자 경고 종목에 지정됐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시장 주도 대형주까지 기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편 투자 경고 종목에서 이날 해제된 SK스퀘어는 전 거래일 대비 1만 3500원(4.21%) 오른 33만 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해제 공시 이후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매수세가 몰렸고 주가가 장 초반 7%대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