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긋지긋한 가난? 이게 웃겨?"…'외제차' 타고 라면·김밥 사진 올리는 '가난 챌린지' [이슈, 풀어주리]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SNS 상에서 유행 중인 '가난챌린지'. SNS 갈무리SNS 상에서 유행 중인 '가난챌린지'. SNS 갈무리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 지긋지긋한 가난’이라는 문구와 함께 고가의 소비를 과시하는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 비행기 일등석이나 명품, 넓은 거실과 고가 미술품을 배경으로 “언제쯤 이 가난에서 벗어날까”라고 적는 식이다. 현실의 가난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웃음거리로 소비되는 모습과는 사뭇 달라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5’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 빈곤율은 2022년 이후 14.9%로 OECD 평균(11.1%)보다 높았다. 자산 빈곤율은 OECD 평균보다 낮지만, 소득과 자산이 모두 빈곤하지 않은 사람은 2024년 기준 전체의 72.5%에 불과하다. 반대로 소득과 자산이 모두 빈곤한 사람은 6.7%로 2017년보다 감소했지만, 소득 빈곤만 있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계층은 여전히 상당하다.

또한 초단시간근로자는 2015년 임금근로자의 1.5%에서 2025년 4.8%로 급증했다. 특히 청년, 여성, 고령자에서 빠르게 늘어 약 106만 명이 이 같은 불안정 근로에 속해 있다. 실제 생활에서 겪는 경제적 불안정과 빈곤의 무게를 고려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가난’을 유머처럼 소비하는 현상은 현실과 크게 괴리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NS 상에서 유행 중인 '가난챌린지'. SNS 갈무리SNS 상에서 유행 중인 '가난챌린지'. SNS 갈무리


이 같은 '가난 챌린지'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하자 온라인에서도 반응은 싸늘하다.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난이 웃음이나 유행의 소재가 될 수 있느냐", "그냥 부를 드러냈다면 부럽기라도 했을 텐데, 이건 불쾌하다", "아무리 트렌드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비판의 핵심은 가난이 지닌 현실적 고통과 사회적 맥락이 지워졌다는 점이다. 실제 빈곤이 동반하는 문제는 사라진 채, ‘가난’이라는 단어만이 하나의 밈(meme)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수 겸 배우 김동완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걸 자조 섞인 농담이라고 하기에는 타인의 결핍을 소품으로 다루는 것처럼 보인다”며 “가난은 농담으로 쓰기 힘든 감정이다. 웃기기 위해 할 수 없는 말들이 있고 지양해야 할 연출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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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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