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전 평화안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 최고위급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며 “새해 전에 많은 것이 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르면 28일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종전 구상을 논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했던 이른바 ‘성탄절 데드라인’은 이미 지나갔지만,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연말연시를 전후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합의에 진전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성탄절 이전에 평화 합의에 도달하길 기대해 왔으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등도 성탄절 휴전을 제안했지만 실제 이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성탄절인 25일 저녁 TV 연설에서 미국 협상단과 “진정한 평화를 앞당길 방법”을 논의했다고 언급하며 협의가 일정 부분 진전을 이뤘음을 시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전쟁 종식 방안에 관해 약 1시간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젤린스키 대통령은 “진정한 평화”를 앞당길 방법에 관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제시됐다”며 “협의 형식, 회담”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거론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문서들이 거의 준비돼 있는 상태이며 일부 문서들은 완전히 준비돼 있다”며 “향후 몇 주 동안 집중적으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합의를 추진해 왔으며 윗코프와 쿠슈너가 주도한 평화 노력은 최근 몇 주간 서서히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논의한 내용이라며 20개 조항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측 평화안 초안을 24일 공개했다. 초안은 앞서 미국이 러시아 측과 논의했던 28개 조항 평화안에서 일부 내용을 축소해 역제안한 것이다. 기존 28개조 평화안에는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에 영토를 할양하고 우크라이나 군의 규모를 제한토록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돼 주로 모스크바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새로 제시된 20개 조항 평화안과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지역에서 합의 시점을 기준으로 한 병력 배치선이 사실상 접촉선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새로운 20개 조항 평화안에 대해서도 핵심적 영토 문제가 미해결인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민감한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에 특사로 다녀온 키릴 드미트리예프가 가져온 종전안 관련 문서들을 러시아 측이 분석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