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가 넘고 소득이 부채 원리금보다 많은 신용등급 6등급 이상 성인만 신용카드를 발급받는다. 카드 가맹점수수료율은 기존의 업종별 체계를 폐지하고 개별 가맹점 기준으로 새로 정비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관련 법과 시행령, 감독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용카드 발급 연령은 민법상 성년(현재 만 20세)으로 높아진다. 기존에는 만 18세 이상이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 발급할 수 있었다.
신용카드는 원칙적으로 가처분소득이 있어야 만들 수 있다. 부채 원리금보다 소득이 많아야 한다는 뜻이다. 정확한 소득을 증명하기 어려우면 국민연금 납부 여부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전업주부 등은 배우자의 소득을 본다. 1개 이상 개인신용평가사에서 평가한 신용등급이 1~6등급이어야 신용카드가 발급된다.
신용카드와 달리 계좌 잔액 내에서 사용하는 직불형카드는 예금계좌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 신용카드 이용한도는 결제능력, 신용도, 이용실적 등을 심사해 책정된다. 카드업계는 조만간 모범규준을 만들어 공통의 책정 기준을 정할 계획이다.
금융위 서태종 국장은 “‘월 가처분소득의 몇 배 범위를 이용한도로 정한다’는 식의 기준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신용카드 남발을 줄이는 차원에서 1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는 1개월 내 사용 정지되고, 다시 3개월 내 자동 해지된다. 금융위는 내년 1~3월을 ‘휴면카드 특별 정리기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휴면카드 정리에 들어갈 방침이다. 연체가 없는 회원은 인터넷으로도 해지할 수 있다.
카드업계와 이익단체의 갈등을 일으킨 가맹점수수료율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정비된다. 금융위는 업계 스스로 연구용역 등을 통해 내년 1분기 중 가맹점수수료율 체계를 개선하도록 요구했다.
업종에 따라 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던 관행을 없애고 개별 가맹점의 현실에 맞춰 수수료율을 매기는 방식이 유력하다. 현재 약 3%포인트에 달하는 업종별 가맹점수수료율 격차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 국장은 “수수료율 체계를 개편해도 연매출 2억원 미만 가맹점에 1.8% 이하 또는 대형할인매장 수준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원칙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카드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직불형카드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도 제시했다. 내년부터 적용될 직불형카드 소득공제율(30%)을 추가 확대하고, 이용실적이 신용등급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카드사들이 신용카드와 비슷한 수준의 부가서비스를 직불형카드에도 제공하도록 하고 모든 유형의 직불형카드를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 계획이다.
계좌잔액이 바닥나면 신용결제로 전환하는 기존의 ‘직불+신용카드’에 더해 결제 때마다 직불과 신용을 선택하는 유형과 소액만 신용 결제하는 카드도 도입한다. 과소비를 억제하고 보안이 강화돼 ‘이상적인 결제수단’으로 여겨지는 IC직불카드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VAN사의 협조를 얻어 단말기 설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민ㆍ관 합동 추진단을 만들어 직불형카드 활성화 대책의 효과를 분기마다 점검하고 독려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