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증시에선 ‘성장’이 없는 주식이 계속 디스카운트(할인)되고, 성장이 있는 주식은 엄청난 프리미엄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장주로 분류되는 바이오와 화장품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배, 주가수익비율(PER)이 30∼50배로 각각 고평가됐는데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중·소형주만 오르고 제약과 바이오, 화장품 등 하이멀티플(높은 배수)이 주도하는 시장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오나 환경, 에너지 등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데는 동의한다. 문제는 누가 성공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수익·자산가치 등 3가지 투자 요소는 증시에서 돌아가면서 시선을 끈다”면서 “증시 개방 후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들어오고서 1993∼1994년엔 자산가치주가 급등했고 1999년 증시 거품 때는 성장주가 두각을 보였으며 2010년엔 차·화·정(자동차와 화학, 정유주)이 10배씩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기업은 그대로인데 우리(투자자)의 마음이 바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성장주의 강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성장이 둔화하는 시기에는 또 다른 현상이 벌어진다”면서 “소액주주 운동과 배당이 활발해지거나 저주가 기업이 주목을 받게 되는데, 최근 보통주와 괴리가 큰 우선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비슷한 현상”이라고 부연했다.
이 부사장은 또 “지금처럼 PER가 높은 주식(고평가 주식)이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은 저금리 때문이지만, 이르면 내년께 금리가 다시 올라가기 시작하면 가치주가 주목을 받는 장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소형주가 3∼4년간 질주를 해온 만큼 대형 가치주가 움직일 때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기가 살아나느냐가 관건”이라며 “경기가 살아나면 정보기술(IT)주와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 보험, 철강, 금융, 유통 등 종목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특히 업종 대표주 중에서 저평가된 종목들은 늘 관심이 있다. 업계 1등 기업은 주가도 꼭 오르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전자를 2010년에 주가 70만원대에 사들여 3∼4년간 보유하다가 연간 영업이익이 29조5,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보고 서서히 비중을 줄여 작년 말에 모두 팔았다”면서 “최근 다시 삼성전자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내년 4월에 10년이 되는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가 운용규모 1조6,000억원으로 성장해 170%의 누적 수익률을 올렸다”며 “10년뿐 아니라 20∼30년 유지되는 펀드가 나와서 많은 투자자가 ‘복리의 마술’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