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태양광주와 이카루스의 날개

그리스 신화에는 몸에 인공날개를 달고 태양을 향해 가다 슬픈 최후를 맞이하는 이카루스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이카루스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간 까닭에 날개를 붙인 밀납이 녹아버리는 바람에 그만 땅으로 추락하고 만다. 요즘 주식시장을 보면 ‘이카루스의 날개’를 떠올리게 하는 종목들이 있다. 태양광(光)을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해낼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 이른바 태양광주(株)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주식 투자자들에게 태양광주들의 인기와 주가 상승세는 그야말로 뜨겁다. 특히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자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굴지의 대기업은 물론이고 이름조차 생소한 작은 기업들을 막론하고 관련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발표만 나오면 주가가 급등하기 일쑤다. 실제로 한 기업은 해외에서 태양광과 관련한 자원을 개발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개인 투자자들이 불을 향해 돌진하는 불나방처럼 몰리면서 최근 3달새 500% 이상 오르기도 했다. 물론 주식시장에서도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 기업이 등장, 관심을 받는 것 자체는 반길 만한 일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성급함과 이에 따른 지나친 거품이다. 주가는 어느 정도 ‘이성적 거품’ 즉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먹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주들은 그 도(度)를 넘어서고 있는 듯하다. 많은 애널리스트들도 한결같이 “태양광이 앞으로 유망한 사업임은 분명하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는 것은 결코 좋지 않다”며 경고한다. 이처럼 지나치고 성급한 기대감에 따른 주가 급등은 우리가 과거 뼈아프게 경험했던 줄기세포와 관련한 바이오주를 떠올리게 한다. 한때 증시를 호령했던 그 많던 줄기세포주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테마주에 대한 폭풍이 몰아칠 때는 금세 사업이 진행되고 돈이 될 것 같지만 이후 집단의 바람몰이가 식고 이성을 되찾을 때면 누군가 그 ‘폭탄’을 뒤집어써야만 한다. 그것이 주식시장의 냉엄한 현실이다.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고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기보다는 적당한 거리에서 온기를 느낄 줄 아는 현명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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