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국경제, 원·달러 환율 1,000선에도 대비하자

원·달러 환율의 하락속도가 가파르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무려 7원80전(0.76%) 하락한 1,022원50전에 마감했다. 환율이 1,020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2008년 8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9개월여 만이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부진과 무역적자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달러화 약세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은 1·4분기 내내 1,060~1070원대의 박스권에서 움직였으나 4월 초 심리적·기술적 지지선으로 받아들여지던 1,050원대가 깨지면서 하락세에 점차 탄력이 붙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4월 한달간 3.05% 절상돼 주요 40개국 통화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5월 들어서도 불과 2거래일 만에 1% 이상 평가 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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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구조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경상수지(25개월)와 무역수지(27개월) 흑자가 2년 이상 이어지는 것이 가장 큰 배경이다. 우리 통화당국도 원화강세를 용인하고 있으며 과거와 달리 스무딩오퍼레이션 등조차 조심스러워하는 입장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2·4분기 이후 현저해진 소비위축은 수입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무역수지 흑자폭이 더 커지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원·달러 환율이 연내 1,000선을 위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차피 국내총생산(GDP)의 6%인 경상수지 흑자폭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환율변화는 늘 양면적이다. 내수확대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반면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중소 수출기업은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달러결제를 유로나 위안화 등으로 다변화하고 환율 급변동에 대비한 헤지 등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환율 1,000선에 대비한 우리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재점검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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