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4월7일] <1363>인터넷의 생일

1969년 4월7일, 미국 국방성 컴퓨터 통신망 연구모임이 첫 보고서를 올렸다. 컴퓨터끼리 연결하는 방법을 주요 내용으로 담아 ‘호스트 소프트웨어(Host Software)라는 제목을 붙인 이 문서에는 ‘RFC(Request For Comments) 1’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말 그대로 ‘의견을 구합니다’라는 뜻이다. 인터넷의 시발점으로 꼽히는 미 국방성 ‘아르파넷(ARPANET)’의 구성 원리와 발전 방향, 심지어 연결문서를 통해 구매 계획까지 망라하며 초기의 표준을 제시한 이 보고서에 극히 겸손한 문구를 붙인 사람은 대표 집필자인 스티브 크로거(당시 25세).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연구모임에서 정한 표준이 권위를 인정 받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나온 고육책이다. 차선책으로 붙인 이름이지만 RFC는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일방적으로 방향을 결정할 권한이 없었던 연구모임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했다. 인터넷 문화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사이버 마당’으로 발전한 것도 이런 생각들이 모여서다. RFC 1을 만든 그룹은 부단 없이 인터넷 통신표준을 정한 끝에 1986년부터는 인터넷국제표준화기구(IETFㆍ1986년)로 자리잡았다. RFC 1 보고서의 발표일은 전세계 인터넷의 상징적인 탄생일로 손꼽힌다. 인터넷 탄생 50주년이 흐른 오늘날, 표준문서로서 ‘RFC’의 확산은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다. 2006년까지 4,000대에 머물던 RFC 문서번호가 4월4일 현재 5519번까지 나갔다. 여기서 한국어로 쓰인 문서는 달랑 두 개에 불과하다. 인터넷 표준을 정하는 데 한국은 변방에 머무르고 있다는 얘기다. 표준을 장악하는 국가는 세계 시장을 지배한다.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막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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