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투어 행정서 손뗀 게 신의 한수? 매킬로이 “틀린말 아냐”

정책이사로 LIV와 협상 등서 핵심역할

2023년 말 사임한 뒤 ‘폼’ 쭉 올라와

“지금은 투어의 비즈니스 신경 안 써”

메이저 2연승 도전…“게이지 올렸다”

트루이스트 챔피언십 7번 홀에서 트러블 샷을 하는 로리 매킬로이. AP연합뉴스트루이스트 챔피언십 7번 홀에서 트러블 샷을 하는 로리 매킬로이. AP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한때 두 배로 바빴다. 선수로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를 뛰는 것은 기본이고 투어의 ‘정책이사’로서 각종 회의에 참석하면서 선수들에게 투어의 정책도 알려야 했다. PGA 투어에서 쪼개져 나간 LIV 골프와 관계가 한창 어수선한 때여서 정책이사로서 일은 더 바빴다.



매킬로이는 12일(한국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크리켓 클럽의 위사이콘 코스(파70)에서 끝난 트루이스트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 기간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올해 ‘폼’이 확 올라온 것과 PGA 투어 정책이사회에서 발을 뺀 결정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다는 얘기였다. 이에 매킬로이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선선히 답했다.

그는 2023년 11월에 정책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임기를 마치지 않고 중도에 물러난 데 대해 투어 측은 “경기와 가족에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대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현명한 결정이었다. PGA 투어와 LIV 간 통합은 이후 급물살을 타는가 했으나 이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올해 2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타이거 우즈(미국) 등 PGA 투어 측 대표와 LIV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 측을 모두 만났으나 성과는 사실상 없었다. 당시 “통합이 가까워진 것 같지는 않다”고 했었던 매킬로이는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이지 한쪽 의지만 강하다고 해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사이 매킬로이는 커리어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스터스 전에 시즌 2승을 올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고 지난달 마스터스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면서 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인생 최고의 시기를 지내며 지난주 생일도 치렀다.



매킬로이는 “(정책이사로서) 투어의 모든 사안에 대해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사임과 가파른 상승세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시각) 봐도 틀리지 않다”며 “지금 시점에서 (통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그저 나는 골프를 하고 싶을 뿐이며 스코어를 내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골프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물론 (정책이사회 멤버로서) 좋은 일을 했고 바람직한 경험을 했지만 지금은 투어의 비즈니스에 대해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현재의 내 상황에 만족한다”고 했다.

12일 대회를 마감하며 갤러리들에게 인사하는 매킬로이. 그는 “이번 주에 팬들이 부르는 내 이름을 족히 백만 번은 들은 것 같다”며 열화와 같은 응원에 감사를 보냈다. AP연합뉴스12일 대회를 마감하며 갤러리들에게 인사하는 매킬로이. 그는 “이번 주에 팬들이 부르는 내 이름을 족히 백만 번은 들은 것 같다”며 열화와 같은 응원에 감사를 보냈다. AP연합뉴스


트루이스트 챔피언십을 우승자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와 6타 차인 10언더파 공동 7위로 마친 매킬로이는 15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퀘일할로에서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2연승을 노린다. 퀘일할로는 매킬로이가 이곳에서 열렸던 웰스파고 챔피언십을 네 번이나 우승한 ‘텃밭’이다.

트루이스트를 시작하며 “골퍼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는 말로 마스터스 우승 뒤 일상이 얼마나 분주했었는지 짐작하게 한 매킬로이는 대회를 마치며 “이번 주 내내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좋은 위치에 와있는 것 같다. 썩 마음에 드는 골프를 하지 못했는데도 7위로 마쳤다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회 시작 전과 비교해 훨씬 나아진 ‘게이지’를 확인했다. 부분적인 개선도 있었고 정말 좋은 분위기로 내가 좋아하는 퀘일할로로 간다”고도 했다.

매킬로이는 3라운드에 3/14, 4라운드 5/14로 이틀간 페어웨이 안착률이 28%대에 머무를 만큼 드라이버 정확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28홀 연속 노 보기로 대회를 마무리하는 노련미를 뽐냈다. 매킬로이는 “아주 넓은 페어웨이에서는 안착률이 오히려 좀 낮은 편이다. 나무가 도열한 곳에서 드라이버 정확도가 높은 스타일”이라며 “그래도 후반 9홀 드라이버는 희망적(4/7)이었다”고 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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