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가파른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의 한 유명 투자자문사가 고객들에게 수익률 하락에 대한 사과의 이메일을 보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창의투자자문은 11일 고객들에게 보낸 ‘2,000포인트 위협에 따른 한국창의의 시장 전망’이라는 이메일에서 “단기간 지수가 102포인트 이상 큰 폭의 조정 양상을 보여 고객들의 자산을 잘 지켜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며 “좀 더 세세한 대응을 하지 못해서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창의투자자문은 최근의 수익률 하락에 대해 “두 달간 219포인트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들이 증대됐고 농산물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감 확대, 이머징마켓의 과잉 긴축, 외국인 자금의 매도 압박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며 “그럼에도 핵심 보유종목들에 대한 시각은 굳건하며 펀더멘털 요인도 장기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자문사는 이어 “추위가 한차례 우리들 앞에 닥쳐오고 있다”며 “고객 자산의 세밀한 등락을 체크하지 못하고 적절한 시장 대응이 부족했던 점을 고쳐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고객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글을 마쳤다.
서재형 창의투자자자문 대표는 “수익률이 시장보다 더 떨어졌다거나 자금 유출이 있어서 편지를 쓴 것은 아니다”며 “타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손님에게 어떻게 대응할 지 설명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최근의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자문사들의 수익률이 기대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 아니냐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브레인투자자문과 창의투자자문 등 대형 투자자문사들의 수익률이 1% 넘게 하락하면서 시장 평균을 밑도는 등 상승기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따른 위기 의식에서 이 편지를 쓰게 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보이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시중 자금이 일부 투자자문사로 급격히 쏠리면서 조정장에서의 급격한 수익률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던 게 사실”이라며 “증시 조정이 장기화할 경우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했던 투자자문사의 수익률을 더 나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