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업계의「3월 대회전」은 그동안 말로만 무성하던 「구조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업체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치열한 3월 가입자 유치전을 벌이자 이 싸움이 구조조정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촉진론」과 「지연론」이 엇갈린다.
우선 촉진론의 논거는 이렇다. 그동안 이통업계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킨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장미빛 미래」였다.
그러나 3월 마케팅 대회전에서 밀려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는 회사가 나오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래도 통신서비스는 돈이 된다」는 믿음이 「두껑을 열고보니 실속이 없더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3월 대회전」이 바로 그 두껑을 열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3월에 막대한 자금을 지출, 체력이 약해진 일부 회사들이 정통부의 품질평가제 등에 대비, 다시 막대한 통신망 확장에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경우 구조조정이 한층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최용제(崔鏞濟) 박사는 『3월 경쟁에서 한두 업체가 경쟁사에 비해 가입자 유치실적이 저조하게 되면 구조조정은 의외로 빨리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조조정 지연론은 이와 시각이 딴판이다. 이동전화 5사 모두 3월 한달간 상당수의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가입자 규모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극심한 경영난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리는 업체가 생기기 전에는 구조조정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인 마당에 「3월 대회전」은 5개사 모두 숨통을 틀 수 있는 구조를 낳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솔PCS 경영기획실 한훈(韓勳)이사는 『대부분의 업체가 외자유치를 통해 독자적인 생존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어서 3월 마케팅으로 인해 가입자가 늘어나면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4월 이후에도 선불카드 등의 새로운 시장이 생기면서 전체 시장이 꾸준히 커질 것이기 때문에 영업난으로 인한 구조조정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궁석(南宮錫) 장관 취임 이후 정보통신부의 정책이 한두 업체가 쓰러지는 것보다 5개 사업자가 공존하는 쪽으로 유도해 가고 있다는 점도 지연론자들의 논리적 배경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