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에서만큼은 국사를 영어로 테스트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는 발언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정운찬 전 총리를 이를 해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 전 총리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2008년 1월에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논의가 됐던 영어 몰입식 교육방침에 대해 질타를 했던 사실도 드러나면서 논란은 쉽게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 전 총리는 18일 ‘국사 영어 시험’ 발언과 관련, “영어 시험에 한국사 관련 내용이 많이 포함됐으면 좋겠다는 뜻이지 결코 모든 사람이 다 영어로 국사 시험을 보자는 뜻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외국에서 교육을 받은 동포들은 영어는 잘하지만 한국사나 문화에 대해 잘 모르고, 한국에서 공부한 분들은 한국사는 잘 알지만 이를 영어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앞서 지난 17일 극동포럼 초청 강연에서 “역사를 영어로 외국인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교육을 많이 시켜야 한다”며 “영어보다 국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대학입시에서만은 국사를 영어로 테스트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에 대해 인터넷을 중심으로 네티즌들의 비난이 잇따르며 논란이 되자 “국제 무대에서 활동할 사람들은 영어뿐 아니라 한국사도 잘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데 무게가 실린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총리는 또 “대학 입시에서도 영어 시험을 볼 때 한국사 관련 지문이 많이 나오면 영어와 한국사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에서 말한 것인데 오해가 빚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외국에 나가서 활동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국사 시험을 영어로 봐도 되겠지만 보편적으로 모든 사람이 국사 시험을 영어로 봐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 출범 전에는 인수위의 영어몰입교육 방침에 대해 질타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전 총리는 2008년 1월29일 부산 센텀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중ㆍ고교 사회과 교사 대상 강연에서 “최근 인수위가 추진하는 정책을 들여다보면 영어를 지나치게 강조하더라”면서 “몰입식 교육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더 나아가 “국어, 수학까지도 영어로 가르친다는 것은 어느 나라 식민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냐”며 맹비난하며 “(영어를) 못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게 낫겠지만, 국어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는 게 필요하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