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돌파했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3,819만원으로 3개월 만에 90만원가량 늘어났다. 예금은행의 신용대출이 늘고 비은행 금융기관들의 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 3ㆍ4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6월 말보다 14조2,031억원 증가한 610조6,438억원으로 집계됐다. 2ㆍ4분기보다 9.3% 증가한 규모다.
통계청의 지난해 말 추계 가구 수(1,598만8,599가구) 기준으로 계산하면 가구당 평균 부채는 3,819만원으로 2ㆍ4분기(3,730만원)보다 89만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3ㆍ4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지난해 4ㆍ4분기 23조1,459억원에서 올 1ㆍ4분기 4조5,534억원으로 급감했으나 2ㆍ4분기(9조9,238억원)부터 점차 커지는 추세다. 부문별로 보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13조7,730억원으로 전 분기 9조4,451억원보다 확대됐다.
특히 예금은행의 경우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영업을 강화하면서 6조114억원 늘어 전 분기(2조1,886억원)보다 증가액이 3배 가까이 늘었다. 3ㆍ4분기 예금은행이 취급한 대출 가운데 주택 용도 대출의 비중은 38.5%에 그쳤고 소비 및 기타 용도는 61.5%에 달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은 상호금융 등 신용협동기구의 대출을 중심으로 5조549억원 늘어 전 분기(5조6,565억원)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고 여신전문기관 대출도 오토론 등 할부금융사의 대출로 분기 중 1조7,181억원 증가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국민주택기금 대출은 9,886억원 증가해 전 분기(8,242억원)보다 증가폭이 조금 컸다.
한편 소비자들의 외상구매를 나타내는 판매신용은 3ㆍ4분기 4,301억원 늘어 2ㆍ4분기(4,787억원)보다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