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단일통화'걸포(GULFO)'를 탄생시킬 걸프지역 중앙은행이 내년초 설립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걸프협력협의회(GCC) 6개 회원국이 지난 6월 맺은 통화협정이 15일 발효돼 이들이 추진해온 단일통화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무스타파 알 샤말리 쿠웨이트 재무장관은 관영 KUNA통신과 인터뷰에서 "걸프통화동맹 협정이 발효됐다"며 "이에 따라 GCC 회원국 중앙은행장들은 최종적으로 단일통화를 출범시킬 `걸프 중앙은행' 설립을 위한 시간표를 짤 것"이라고 밝혔다.
협정에 따라, 내년 초 발족을 앞둔 걸프통화협의회는 이후 중앙은행의 역할을 맡아 단일통화 발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수행할 예정이다. 걸프 단일 통화는 잠정적으로'걸포(GULFO)'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앞으로 출범할 단일통화를 달러 등 특정 통화에 연계(페그)할지, 아니면 통화 바스켓제로 갈지는 아직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태다. 현재 쿠웨이트를 뺀 나머지 5개 GCC 회원국은 달러 페그제를 유지하고 있다.
GCC 6개국은 세계 석유 매장량의 40%를 차지하며 자금력도 중국과 맞먹는 수준이어서 이들이 원유 수출 결제를 달러화 대신 걸프 통화로 대체하게 되면 달러화의 기축통화 위상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이번 협정 발효에는 바레인과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GCC 4개국이 참여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사우디 리야드가 향후 걸프 중앙은행 소재지로 채택된 데 따른 불만으로, 오만은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통화동맹에서 빠졌다.
사우디에 본사를 둔 사우디 프란시 은행의 존 스파키아나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협정 발효는 많은 이들이 고대하던 일"이라며 "지금은 가능성이 별로 없지만 나중에는 UAE와 오만, 혹은 둘 중 한 나라는 최소한 동참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GCC 정상회의에서는 회원국들간에 단일통화 외에 GCC 연합군 창설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압둘-라흐만 알-아티야 GCC 사무총장은 "연합군은 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지원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며 "예멘 반군이 사우디 영토를 침범한 사례처럼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사태에 연합군이 적극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