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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빠의 놀이혁명…' 저자 권오진씨
입력2006.12.20 15:49:44
수정
2006.12.20 15:49:44
"바쁜 아빠들이여! 하루 5분만이라도 아이들에 투자를"
"정년 퇴임 후 왕따 당하는 아빠들의 숫자가 이혼율처럼 급격히 늘어날 겁니다. 지금이라도 빨리 왕따 안 되는 보험을 들어야 해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 혁명(웅진주니어)이란 책으로 아빠들의 육아활동에 신선한 경종을 울린 주인공이며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전문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잇는 권오진(46)씨. 그는 아이들과 몸을 부대끼고 꾸준하게 대화하는 방법만이 아이와 단절된 우리 사회 아빠들을 구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아빠 육아론'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는 "많은 아빠들이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 고민하지만 놀이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며 "하루에 1분씩 만 업어주는 것도 훌륭한 놀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를 업으면 아빠의 귀와 아이의 입이 최단거리로 접촉한다"며 "아이 입장에서는 얼굴을 보는 것보다 아빠의 뒤통수를 보고 있을 때 속마음을 털어놓기가 쉽다"고 말했다. 업어주기에 지쳤다면 그가 개발한 '아빠 놀이'를 활용해보는 것도 한 방법.
그의 홈페이지 '아빠와 추억만들기(www.swdad.com)'에는 거실장애물 경지, 빠데루 탈출하기 등 무려 150여가지의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가 준비돼 있다.
그는 엄마에 비해 아빠가 가진 장점을 '전체를 볼 줄 아는 눈'이라고 말했다. 모범적인 아빠의 모습은 '양치기형 아빠'. 그는 "양치기는 양을 자유롭게 풀어 놓아 주지만 전체를 보는 눈이 있고 양이 일정 영역을 벗어나면 엄하게 처벌한다"며 "친구 같이 편한 아빠이면서도 아이가 정도를 벗어났을 때 엄한 아빠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중학교 2학년짜리 딸과 초등학교 4학년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다. 온 사회가 영어 열풍이지만 그의 아들은 아직 알파벳을 잘 쓰지 못한다. 하지만 걱정은 없다.
그는 "초등학생인 우리 아들은 바둑이 벌써 아마 1단이다"라며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한 분야에서라도 자신감이 생기면 다른 장애물은 유연하게 뛰어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림을 좋아하는 그의 딸은 한 일간지에 실리는 권씨의 칼럼에 직접 삽화까지 그려넣었다.
그는 우리 시대 바쁜 아빠들의 '나 어릴 때는 아무도 놀아주지 않았다'는 항변에도 따끔한 지적을 했다. 그는 "지금 중ㆍ장년층이 어렸을 적에는 그래도 밥상머리 교육이 있었다"며 "그 시절의 아빠들은 무뚝뚝하긴 했지만 밥을 먹으며 아이의 심정을 파악하고 행동을 통제하는 지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돈만 많이 벌어다 주면 행복할 것이란 생각은 스스로를 돈 버는 기계로 만드는 일이라며 하루에 5분 씩의 전화통화 같은 작은 관심이라도 꾸준히 지속하는 아빠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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