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첫날인 15일 여야는 이른바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으로 입씨름하느라 당면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제 살리기의 마지막 골든타임인 29일 본회의에서 서비스산업법이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이날 다짐도 허언(虛言)에 그치고 마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우리에게는 이미 서비스 산업을 정쟁의 볼모로 삼을 여유가 없다.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의 46.6% 수준으로 제조업 강국인 일본(83.0%), 독일(72.8%)에 크게 뒤져 있고 정보통신·금융업의 노동생산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대상 25개국 중 22위와 21위로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산업 선진화는 여와 야가 따로일 수 없는 국가발전의 핵심 과제다. 그러나 당면한 서비스산업법도 2012년 국회에 제출된 후 낮잠을 자고 있고 노무현 정부 때 추진됐던 굵직굵직한 서비스 산업 발전대책들도 정쟁 탓에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당장 규제의 벽을 깨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서비스 기업 40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들도 서비스 산업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개선 등 제도적 여건 조성(32.3%)'을 가장 많이 꼽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한국 경제가 기로에 선 시점에 서비스 산업 육성은 다급하다. 특히 제조업 경쟁력을 뒷받침해주는 정보통신·금융업의 후진성은 당장 바로잡지 않으면 위험하다. 일본의 경우 제조업 대비 생산성이 164.7%와 136.3%로 막강한 정보통신·금융업이 제조업 부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지만 한국은 제조업의 발전을 돕기는커녕 좀먹고 있는 꼴이다. 국회는 한국의 서비스 산업 경쟁력이 바닥권이라는 불편한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제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다섯 배나 높은 서비스 산업 육성이 지금으로선 한국 경제를 살릴 가장 효과적이며 현실적인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