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틈에 놓인 볼을 멋지게 빼내 무너질 위기를 넘기는 트러블 샷, 타이거 우즈가 몇 차례 보여준 적이 있는 카트 도로에서의 환상적인 ‘맨땅 샷’.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그야말로 꿈에서나 가능할 법한 플레이들이다.
하지만 거의 샷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다른 동반자와 뒤에서 쫓아오는 팀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연과 싸우는’ 사람들을 간혹 볼 수 있다. 지면으로 드러난 나무 뿌리 사이에 볼이 놓인 경우나 마치 갈대처럼 깊어 볼도 잘 보이지 않는 경우에도 시간을 끌어가며 기어코 볼을 치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것이다.
물론 조금만 라이(볼 놓인 상태)가 좋지 않아도 남 모르게 발로 툭 차거나 대수롭지 않게 볼을 들어 평평한 곳에다 옮겨 놓는 모습도 염치 없어 보이지만 너무 집착하는 것도 깔끔한 매너라고 할 수 없다.
골프코스는 진행이 톱니바퀴처럼 이루어져야 모든 이용자들이 예상했던 시간 안에 라운드를 마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곳에 볼이 놓였을 때는 가급적 ‘언플레이어블(unplayable) 라이’임을 선언하는 것이 여러 모로 좋다. 언플레이어블 라이는 샷을 할 수 없는 곳에 위치해 있는 경우 1타 벌을 받고 볼을 손으로 들어 옮기는 것이다.
사실 유명 선수들의 트러블 샷이 TV 중계를 통해 비춰져서 그렇지 그들도 자신의 능력 밖의 볼은 지체 없이 언플레이어블 라이를 선언하곤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코스 매니지먼트이기도 하다.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도 1벌타를 받고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 결국 매너에서 호평을 받을 수 있는 ‘에티켓 매니지먼트’일 것이다.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공동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