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GOP사고 실전상황 오인사격에 형사입건이라니

군이 일반전초(GOP) 총기 사고의 범인체포 과정에서 발생한 아군 간 오인사격과 관련해 장병 7명을 형사입건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우리는 이런 사태에 두 가지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군은 지난 15일 수사 결과를 최종발표할 때 이를 알리지 않았다. 도대체 군은 보도가 나와야 마지못해 인정해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태를 언제까지 거듭할 셈인가. 보다 심각한 문제는 스스로 전투력 약화를 초래했다는 점이다. 동료 12명을 살상한 무장탈영병 체포작전은 분명한 실전 상황이다. 침투한 북한 특수부대 섬멸전과 다르지 않다. 임 병장 탈영 하루 뒤인 지난달 22일 최초 사격한 소대장에게 대응해 팔 관통상을 입힌 하사 2명은 형사입건이 아니라 포상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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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입건돼 조사 받고 있다. 말이 안 된다. 향후 무장탈영범 검거나 대간첩작전에서 누가 총을 쏠 수 있을까. 수색조 병사 한 명이 부상을 입은 2차 오인사격에 대해 현장 대대장과 중대장, 분대장과 운전병, 무전병까지 형사입건한 점도 수긍할 수 없다. 앞으로 발생할 실전 상황에서 어떤 지휘관이 의욕적으로 나서겠나. 수풀이 우거져 시계가 제한되고 병력이 밀집한 환경에서 오인사격은 발생확률이 높은 편이다. 어느 나라 군대든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 1988년 이란 민항기에 미사일을 발사해 29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던 미 해군 이지스함의 함장은 처벌 받기는커녕 철저한 경계임무에 대해 공로 메달까지 받았다.

실전 상황에서 군의 역할은 그만큼 특수하다. 군형법에 '업무상과실치사' 조항이 없는 것도 특수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군 수사당국이 일반형법(266조 1항)을 적용한 것 자체가 무리다. 입건이 처벌을 의미하지는 않더라도 내사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을 군은 잘못 접근해 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국민의 신뢰를 잃는 과오를 저질렀다. 하루바삐 바로잡아 해당 장병의 명예를 회복하고 군의 사기를 진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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