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구변(九變)편에 이른 구절로 장군에게 닥칠 수 있는 다섯 가지의 위험에 관해 경계하고 있다. 장수는 필드에 선 골퍼의 머리에 해당한다. 다섯 가지 위험을 골프에 대입시켜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필히 죽기만을 생각한다면 살해될 것이다. 필사적으로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때의 후퇴가 도리어 다음을 기약하는 일이라는 사실 또한 알아야 한다. 무조건 긴 클럽을 빼 들고 그린 방향으로 휘둘러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나무가 가려져 있거나 깊은 러프에 빠졌을 때는 일단 옆이나 심지어는 뒤쪽으로라도 페어웨이 위로 레이업을 해야 한다.
둘째, 살아야겠다는 장수는 적의 포로가 되기 쉽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골퍼라 하더라도 위기는 꼭 만나기 마련이다.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는 말이 있다. 끝까지 상대에 기 죽지 말고 차분히 플레이 해 나가면 그것으로도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
셋째, 분노와 조급함으로 나선다면 수모를 당할 것이다. 골프는 속으로는 끓을지언정 겉으로는 절대 표시를 내서는 안 되는 게임이다. 상대에게 내 속을 보여줌으로써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지면 상대는 더욱 기세가 등등해진다.
넷째, 청렴과 결백함만을 생각하면 치욕을 당하는 법이다. 장수는 지나치게 완고하면 안 된다. 변화무쌍한 상황을 자유자재로 대처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플레이를 하다 보면 러프나 나무 밑, 해저드나 벙커 앞 등 많은 트러블 상황을 만날 수 있다. 같은 거리라고 해도 하나의 클럽만 고집하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상황에 따라 14개 클럽 가운데 최적의 것을 선택해 굴릴 것인지 띄울 것인지 등을 결정하도록 한다.
다섯째, 병사와 백성을 너무 아끼는 장수는 번민에 빠진다. 해저드를 넘기는 파3 홀에서 새 볼을 아끼느라 미리부터 겁을 먹고 헌 볼로 바꿔 치는 사람들이 있다. 만용이 자기 자신의 무덤을 스스로 파기도 하지만 너무 소극적인 플레이도 바람직하지만은 않다.
/MBC-ESPN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