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8일 전격적인 이라크 방문은 북핵문제와 한미동맹 관계를 복합적으로 고려한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 대통령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지지와 신뢰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이번 이라크 북부 아르빌 주둔 자이툰부대 방문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이라크에 자국군대를 파병한 국가의 원수가 이라크를 직접 방문한 경우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제외하면 노 대통령이 처음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대선을 앞둔 지난 10월 추수감사절에 이라크를 ‘깜짝 방문’했던 것과 흡사한 방법을 선택했다. 테러위협에 대비한 안전상 고려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으로부터 동지애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기수를 돌려 이라크 방문 경유지로 택한 곳이 쿠웨이트라는 사실도 의미 있는 대목이다. 당초 실무진들은 경유지로 쿠웨이트와 터키 등 2개국을 검토했으나 사실상 미국의 관할권에 있는 쿠웨이트 알 무바라크 공군기지로 최종 결정함으로써 미국과의 신뢰관계를 은연중 과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노 대통령은 이번 영국 방문 중 BBC와 가진 회견에서 “파병연장 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바로 이날 파병연장 동의안은 국회 국방위를 통과,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미국이 우려하는 것처럼 참여정부가 갑작스럽게 자이툰사단을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