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KEB하나은행 대기업 여신 1위… 리스크 관리가 최대 과제될 듯

전체 기업여신 중 비중 30%↑대기업 1곳 부실 땐 생존 위협

여신 포트폴리오 개선해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해 오는 9월1일 출범할 'KEB하나은행(가칭)'이 우리은행을 제치고 국내에서 대기업 여신이 가장 많은 시중은행이 된다. 전체 기업여신 가운데 대기업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30%를 넘을 것으로 보여 '리스크 관리'가 통합은행장의 최대 숙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쇼크에서도 드러났듯이 대기업 1곳의 부실이 은행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대기업 여신 잔액을 합하면 27조8,255억원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대기업 여신이 가장 많은 우리은행(19조 7,445억원)보다도 8조원가량이 많다. 전체 기업여신 가운데 대기업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 말 기준 하나은행이 26.11%, 외환은행이 41.3%이며 두 은행을 통합할 경우 32.3%에 달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해부터 통합에 대비, 1년간 약 7조원의 대기업 여신을 줄이고 중소기업 및 소호(SOHO) 대출을 확대하려 했으나 여신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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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통합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놓고 금융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기업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경우 외환은행의 실적 악화를 답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전체 기업대출(대기업·중소기업·소호)에서 대기업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20% 내외로 관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19.2%, 신한은행은 22.2%이며 대기업 여신이 많은 축인 우리은행도 23.46% 수준이다. 우량한 대기업은 경기가 좋을 때는 훌륭한 고객이지만 경기 악화로 1개 기업이라도 부실이 발생할 경우 은행 수익에 주는 충격파가 크기 때문에 각 은행은 대기업 여신을 적정선에서 더 늘리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등 안정적인 대출 자산을 기본으로 묵직하게 가져가면서 기업 여신을 통해 수익을 높이는 전략을 써야 하는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소매 부문 경쟁력이 약하다 보니 대기업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던 구조"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두 은행이 통합할 경우 자본도 늘어나기 때문에 대기업 여신에서 동일인 여신한도를 초과하는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특정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가 한 은행에 집중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도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통합은행이 앞으로 900여개가 넘는 점포를 보유해 채널 경쟁력을 확보하는 만큼 가계 및 중기·소호 시장에서 영업력 회복을 통해 여신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는 "대기업 여신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면서 중소기업과 소호 대출에서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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