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뮤추얼펀드 시장에서 투자자금이 급속하게 빠져나가면서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개월간 인도네시아 뮤추얼펀드 시장에서 총 21억달러(20조루피아)의 자금이 이탈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전체 뮤추얼펀드 투자자금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부 전문가들은 펀드자금 이탈에 따른 손실이 42억달러(40조루피아)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에서 뮤추얼펀드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은 금리상승과 정부규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지표금리인 국채 2011년물 수익률은 두달 전 9.8%에서 최근 11.1%로 올랐다. 금리상승으로 전체 자산의 90% 가량을 고정금리 상품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의 매력이 낮아지면서 뮤추얼펀드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 것.
정부의 펀드시장 규제 변화도 자금이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펀드업계가 발생주의 회계를 사용하고 있는 반면 감독당국이 올 1월부터 시장가격 평가방식을 의무화하면서 변동성 증대를 우려한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뮤추얼펀드 자금이탈이 일시적인 현상이며 금융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카르타 소재 스탠다드차터드은행의 하우지 이츠산 부사장은 “뮤추얼펀드 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대거 달러매입에 나서며 환율하락과 금리인상을 자극하지만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뮤추얼펀드 시장은 지난 5년간 13배나 불어날 정도로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상대적으로 미성숙한 단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