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를 통해서가 아니라 각 부처로 직접 ‘하달’하기 때문에 힘이 셀 수밖에 없습니다.” 기재부를 비롯한 주요 정부 부처가 모여 있는 세종 관가에서는 역대 정부 가운데 지금처럼 청와대의 힘이 센 정부는 없었다는 얘기가 자주 회자된다. 정책 전문가들인 관료집단을 패싱한 채 소위 ‘청와대 정부’가 주요 정책방향을 세워놓고 부처에 하달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경제부처의 한 사무관은 “청와대가 정부 부처를 마치 정책을 생산하는 하도급 업체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토로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마련돼 당정협의를 거친 ‘공정경제 성과 조기창출 방안’ 발표 때는 현재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김상조 정책실장(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직접 나와 내용설명을 하기도 했다. “정책 주무부처는 보이지 않고 청와대만 보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큰 줄기를 청와대가 놓지 않고 있다 보니 부처의 정책수단도 좁혀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념’처럼 믿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틀이 워낙 공고하다 보니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정책구상이 기존 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부처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직접 핸들링하는 사안에 대해 부처 차원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