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프루걸 포(Frugal Four)






유럽연합(EU)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해 7500억 유로(약 1129조 원)의 경제회복기금 조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북유럽과 남유럽 간 보조금과 대출금 비중에 관한 입장 차이로 진통이 컸다. 덴마크·오스트리아·스웨덴·네덜란드 등 ‘재정 검소 4개국(Frugal Four)’ 정상들은 보조금 축소를 강하게 요구한 반면 이탈리아·스페인 등 남유럽 정상들은 보조금 확대로 맞섰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보조금 규모는 EU 집행위원회 안보다 1100억 유로 감소한 3900억 유로, 대출금은 그만큼 늘어나 3600억 유로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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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보수적 재정 정책을 고집했던 프루걸 포 국가들이 확 변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18일 “냉전 시절보다 더 엄중하다”면서 대대적 재무장을 선언했다. 덴마크는 내년까지 10조 원의 방위비를 추가로 지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율을 3%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 비율은 2022년 1.1~1.3%에서 2023년 2.01%, 지난해 2.37%로 계속 높아졌다. 덴마크는 러시아의 위협 속에 맹방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자국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 야욕을 드러내자 심히 우려하고 있다. 덴마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일방적 양보를 전제한 채 러시아와 ‘더티 딜(Dirty deal)’을 펴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자국 이익을 위해 우방도 내팽개치는 미국의 이기주의에 대응해 자체 방위력을 증강하겠다는 것이다.

스웨덴도 지난해 국방 예산을 전년보다 28%나 증액시키는 등 GDP의 2.4%가량을 국방비로 지출했다.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역시 큰 폭의 국방비 증액에 나섰다. 미국의 동맹국들조차 ‘트럼프 스톰’ 속에서 스스로 안보를 챙겨야 하는 각자도생 시대가 됐다. 우리도 자주국방 능력을 강화하고 방위산업을 키워야 경제·안보를 굳건히 할 수 있다. ‘K방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해외에서 호평을 받는 방산 수출을 크게 늘리기 위해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고광본 논설위원·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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