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함지산 산불, 대응 '최고 단계'로 격상…주민 1200명 대피

28일 오후 2시 1분께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확산하면서 산림청이 산불 대응 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산불 3단계는 산림 당국이 발령하는 대응 최고 단계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후 3시50분께 산불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6시께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대응 3단계는 초속 7m 이상 강풍이 불고 예상 피해 면적이 100㏊ 이상에 달하며 진화에 24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일 때 발령된다.

현재까지 산불영향구역은 92㏊로 추정됐다. 전체 화선 6.5㎞ 가운데 0.9㎞를 진화 완료하고, 5.6㎞가 여전히 진화 중이다. 진화율은 15%다. 현장에는 진화 헬기 29대, 진화차량 57대, 진화 인력 704명 등이 투입됐다.

앞서 소방청은 이날 오후 4시5분께 함지산 산불이 민가 방향으로 확산함에 따라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소방청장은 특정 시도의 소방력으로는 화재 등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거나 국가 차원에서 소방력을 재난 현장에 동원할 필요가 인정될 때 동원령을 발령할 수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현장에는 평균 3㎧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최대순간풍속은 11㎧다.



발화 지점은 금호강과 북대구IC 주변으로 파악됐다. 대구 북구와 인접한 중·서구는 물론이고 발화 지점에서 19㎞ 떨어진 경북 경산시 압량읍에서도 산불로 인한 연기가 맨눈으로 확인됐다. 발화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7㎞ 떨어진 동구 신암동 동구청에서는 연기와 함께 탄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로 인한 연기가 높이 치솟으면서 대구 도심 곳곳에서 이를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짙은 연기 때문에 '노원동 인근 공장에서 불이 났다'는 오인 신고도 수차례 소방 당국에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현재 도심 곳곳에서 목격되는 연기는 함지산 산불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산불로 인근 899가구 1200여 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피한 주민들은 화재가 발생한 노곡동(670여 명)과 무태조야동(540명)에 거주 중이다. 이들은 근처 팔달초교와 매천초교로 대피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대구 함지산 산불과 관련해 경부고속도로 북대구나들목(IC)의 양방향 진출입을 차단했다. 도로공사는 산불로 주변에 많은 연기가 발생하고 있어 통행 차량의 안전을 위해 이날 오후 4시부터 통행을 통제했다.

이번 산불로 고속도로 시설물 피해는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대구경찰청도 함지산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을 타고 동쪽 방면으로 1∼2㎞ 떨어진 조야동으로 확산하자 오후 4시10분부로 노곡교, 조야교, 무태교 3곳의 교통을 통제했다.

경찰은 불길이 잡히지 않고 계속해서 번질 경우 산격대교 차량 통행도 추가로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