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현대차·기아 유럽 시장서 질주…수출도 73% 급증

현대차·기아, 유럽서 브랜드 점유율 3위

네덜란드·아일랜드는 1위…스페인 2위

EV3 등 전기차 대중화 모델 상품성 인정

수출까지 급증하며 글로벌 활로 확장해

기아가 올해 2월 스페인 타라코 아레나에서 ‘2025 기아 EV 데이’를 열고 최초 PBV 차량인 PV5를 공개했다. 사진 제공=기아기아가 올해 2월 스페인 타라코 아레나에서 ‘2025 기아 EV 데이’를 열고 최초 PBV 차량인 PV5를 공개했다. 사진 제공=기아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전기차 시장의 시험대로 불리는 유럽에서 합격점을 받아들고 있다. 폭스바겐, 테슬라 등 기존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가격과 성능, 디자인을 모두 갖춘 ‘실속형 전기차’로 시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해소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일 유럽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 유럽 시장에서 총 7만 7034대를 판매하며 브랜드 점유율 3위(9.1%)를 차지했다. 7만 7105대를 판매한 테슬라(9.1%)와 차이는 단 71대다. 1위 자리는 기존 유럽의 강자인 폭스바겐(13.3%)이 차지했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네덜란드 전기차 시장에서 1만 1799대를 판매하며 브랜드 점유율 1위(17.7%)에 올랐다. 아일랜드에서도 1위(22.5%), 스페인에서는 2위(10.8%)를 차지했다.



호실적을 이끈 것은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대중화 모델이다. 기아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3는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총 2만 4622대 판매됐다. 현대차의 소형 전기 SUV인 코나EV와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도 각각 1만 367대, 1만 25대 팔리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보조금 적용 시 내연기관 차량 수준의 가격대로 구입이 가능한 것은 물론 높은 상품성이 시장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다. 기아는 올해 하반기 기아의 신형 전기 세단 EV4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소형 전기 SUV인 EV2도 선보이며 영향력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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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유럽 전기차 시장이 다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기아의 성과는 더욱 의미가 크다”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기아 EV3. 사진 제공=기아기아 EV3. 사진 제공=기아


그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겪었던 유럽 시장은 반등하는 추세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5월 유럽연합(EU)의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70만 대를 돌파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6.1% 늘어났다. 최근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차들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높은 가격에 구매를 망설이고 있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유럽 내 판매량이 늘면서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의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5월까지 국내에서 유럽으로 총 8만 1180대를 수출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량(4만 6861대) 대비 73.2% 급증한 셈이다. 특히 같은 기간 현대차는 누적 3만 5572대를 수출해 지난해 전체 수출량(3만 6421대)에 이미 근접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유럽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미국 관세정책으로 인한 파장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에 대응해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는데, 이에 따라 미국으로 수출하던 국내 생산량 30%가량을 우회할 시장이 필요했다. 유럽 시장을 위한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국내 생산분에 대한 숨통이 트이는 구조다.


이건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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