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태세전환 머스크, 트럼프에 '찬사'… 테슬라 판매 급감에도 반등 [윤민혁의 실리콘밸리View]


‘추방 위협’까지 당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내며 태세전환에 나섰다. 머스크의 ‘항복’에 테슬라는 2분기 차량 판매 급감 소식에도 5%가량 반등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머스크는 1일(현지 시간) 늦은 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이스라엘이 휴전에 동의했다는 트럼프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공로는 누구에게나 돌아가야 한다. 트럼프는 세계에서 일어난 여러 심각한 갈등을 성공적으로 해결했다”고 썼다. 같은날 트럼프는 “길고 생산적 회의를 가진 끝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60일 간 휴전 조건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를 공개 저격하던 머스크가 다시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미 상원에서 통과되자 “정신 나간 지출 법안이 통과된다면 바로 ‘아메리카당’을 만들겠다”며 트럼프를 공격하고 나섰다. 지난달 초 트럼프와 설전을 벌인 뒤 ‘공개 사과’했던 머스크가 다시금 공세를 취한 것이다.

관련기사



직후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머스크는 역사상 그 어떤 이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받아왔다”며 “보조금이 없다면 사업을 접고 남아공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날에는 취재진과 만나 “머스크는 전기차 의무화 조치보다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며 “정부효율부(DOGE)가 머스크를 감독하도록 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머스크를 추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캐나다를 거쳐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미국에 이주해 페이팔을 창업하는 과정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다는 의혹도 남아 있다.

트럼프가 추방·보조금 삭감 등 초강수를 언급한 데 따라 머스크가 한 발 물러선 꼴이다. 사실 테슬라·스페이스X·스타링크 등 머스크 주요 사업체는 막대한 보조금과 정부 계약 없이는 유지가 불가능한 구조다.

소식에 전날 5% 이상 급락했던 테슬라 주가는 이날 4.97% 상승 마감했다. 2분기(4~6월)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한 38만4122대로 시장 예상치이던 38만7000대를 하회했다는 소식에도 주가는 반등에 성공했다. 트럼프 정권 초창기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됐던 머스크가 이제는 ‘오너 리스크’ 요인이 된 셈이다.


실리콘밸리=윤민혁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