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들이 토큰화 주식을 잇달아 상장하며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증권법 규제 밖에서 거래가 이뤄지면서 투자자 보호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3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2위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는 지난 달 30일(현지 시간)부터 실물 주식을 1:1로 담보한 토큰화 주식 상품 ‘엑스스톡스(xStocks)’ 순차 상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코인베이스(COINX), 엔비디아(NVDAX), 서클(CRCLX), 애플(AAPLX) 등 미국 기업 주식을 토큰화한 상품이 바이비트 현물 시장에 상장됐다. 이외에도 메타, 구글, 테슬라 등 인기 주식을 토큰화한 상품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10위권 거래소 크라켄도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토큰화 상품 60종을 상장한 상태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도 토큰화 시장 확대 흐름에 합류했다. 로빈후드는 유럽 이용자를 대상으로 200종 이상의 토큰화 주식·ETF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오픈AI·스페이스X 등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비상장 주식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로빈후드는 이들 비장상 주식 토큰 5유로어치를 신규 가입자에게 무상 제공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자체 레이어2 블록체인도 구축해 관련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토큰화 주식은 기존 주식시장과 달리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토큰 단위로 거래되기 때문에 최소 1달러의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별도의 증권 계좌가 없이도 국경에 관계없이 누구나 투자할 수 있다. 담보 대출이나 유동성 공급 등 디파이 자산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 같은 확장성과 접근성에 힘입어 엑스스톡스는 상장 3일 만에 누적 온체인 거래량이 800만 달러(약 108억 원)를 돌파했다.
그러나 금융 업계에서는 토큰화 주식 확산에 따른 규제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는 지난 달 30일(현지 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식 서한을 제출하고 증권 거래 플랫폼으로 등록되지 않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토큰화 주식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SIFMA는 “일부 가상자산 기업들이 토큰화 주식 또는 기타 증권의 디지털 형태를 자사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SEC에 즉각적인 면책 또는 법률상 면제 조치를 요청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러한 조치는 연방 증권법이 보장하는 규제 체계와 투자자 보호 장치를 우회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면제 조치 승인에 앞서 반드시 공개적인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