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경영권 프리미엄 2배 달라"…더존비즈온 매각 멈춰섰다[시그널]

김용우 회장, PEF에 요구

잔여지분 공개매수 고려시

몸값 4조…인수 쉽지 않을 듯

더존비즈온 제공더존비즈온 제공




국내 중견 소프트웨어 기업 더존비즈온(012510)의 경영권 매각 작업이 멈춰섰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김용우 회장(21.51%)이 본인 소유 지분에 대해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하자 인수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원매자 측의 주장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더존비즈온 인수를 원하는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들에게 시가 대비 큰 폭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핵심 관계자는 “김 회장이 본인 지분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시가 대비 2배를 원하고 있어 협상이 일시 중단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더존비즈온 지분은 김 회장 외에 신한밸류업제일차(10.24%)와 국민연금(10.06%), 자사주(7.75%), 나머지 소수주주들이 나눠 보유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상장사 경영권을 인수할 때 최대주주 지분 이외 잔여지분까지 100% 인수하는 방법이 점차 확립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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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 비올(335890) 경영권 인수를 추진중인 VIG파트너스는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DMS가 보유한 지분을 주당 1만 2500원에 사기로 계약했다. 그러면서 같은 가격에 잔여지분 전체를 현재 공개매수하고 있다.

롯데렌탈 경영권 인수를 추진중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이 같은 흐름에 정반대 전략을 취하면서 시장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상황이다. 최대주주 호텔롯데 측에는 주당 7만7115원에 지분을 인수하면서 잔여지분은 사들이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 롯데렌탈은 어피니티에 주당 2만9180원에 신주를 약 2120억 원 발행하기로 하면서 남아있는 주주들의 지분가치 희석이 불가피해졌다.

더존비즈온 인수를 원하는 PEF들은 한국 시장의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김 회장 지분 외 잔여지분까지 모두 공개매수 한 뒤 상장폐지 하는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EQT파트너스를 비롯해 KKR 등이 인수를 검토해왔다.

그러나 최근 더존비즈온 시가총액이 2조 원을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2배 프리미엄 적용 시 전체 인수에 무려 4조 원가량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더존비즈온의 추정 기업가치 대비 과도한 몸값이라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 이 가격엔 인수가 어렵다고 PEF들은 보고 있는 것이다.

반면 김 회장 측은 이 정도의 높은 가격이 아니라면 경영권 매각이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판단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만 64세다. 아직도 왕성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다만 두 딸은 경영에 참여할 뜻이 없어 추후 지분을 증여할 뜻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김 회장이 투자자로부터 매각 제안을 받았으나 매각가 책정 등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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