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이런 대통령 기자회견은 처음"…질문 추첨에 지역 언론도 화상 참여 '파격·탈권위'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아 진행한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존 형식을 벗어난 파격적인 시도가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 연단을 없애고 기자 질문은 사전 조율 없이 무작위 추첨으로 이뤄졌으며 풀뿌리 지역 언론이 화상으로 참여하는 등 ‘탈권위’ 기조가 전면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3일 오전 10시 이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은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마무리 발언 순으로 약 100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아침에 얘기를 들어보니 추첨한다고 하니까 벌떼 입찰처럼 명함을 여러 장 넣은 분도 계시다고 한다. 관심들이 많아 저로서도 고맙게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번 회견의 가장 큰 변화는 형식에서 나타났다. 대통령실은 기존의 연단을 철거하고 대통령과 기자가 약 1.5m 거리에서 마주 앉는 형태로 구성했다. 회견장은 미디어월 앞에 앉은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기자들이 반원 형태로 둘러앉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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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은 ‘각본 없는’ 회견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이 대통령은 회견 전에 참모진에 예상 질문을 사전에 받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기자단 간사가 질문 추첨함에 있는 명함을 뽑고 있다. 연합뉴스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기자단 간사가 질문 추첨함에 있는 명함을 뽑고 있다. 연합뉴스


질의응답 방식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였다. 기자들이 분야별 질문함에 명함을 넣으면 대통령의 지목 또는 출입기자단 간사의 추천으로 질문자가 선정되는 방식이다. 첫 번째 당첨자에 이 대통령은 “이거 뭐 주택 추첨하는 것도 아니고”라거나 “로또 이런게 돼야 하는데”라는 말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질문하는 기자들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는 등 언론과 친밀해지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대통령실은 정식으로 등록된 출입 기자 외에 ‘지역 풀뿌리 언론’에도 문호를 개방해 눈길을 끌었다. 옥천신문, 설악신문, 담양뉴스, 뉴스민, 평택시민신문, 서귀포신문 등 6개 지역 언론 소속 기자들은 회견장에 마련된 화상 연결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직접 질문을 던졌다. 옥천신문 기자와 대화할때 이 대통령은 “제가 시민운동할 때도 아주 모범적인 사례로 언급됐던 신문”이라고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러한 방식이 ‘약속된 질의응답’을 피하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뿐만 아니라 자치와 분권을 지향하며 지역 발전을 위해 애쓰는 언론을 권역별로 안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언론인은 총 110여 명이었다.


임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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