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영화

[리뷰] 예수의 발자취로 본 리더의 본질…종교 넘어 큰 울림

■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한국판 더빙배우 화려…16일 개봉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는 예수의 일생을 통해 종교를 넘어 존경받는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다룬다. 사진 제공=모팩스튜디오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는 예수의 일생을 통해 종교를 넘어 존경받는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다룬다. 사진 제공=모팩스튜디오




K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는 4월 북미에서 먼저 개봉해 극장 매출액 6000만 달러(815억 원)를 돌파하며 ‘기생충’을 제치고 할리우드에서 가장 흥행한 한국 영화가 됐다. 미국에서의 박스오피스 성적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졌다. 월트디즈니, 픽사 등 글로벌 스튜디오에 비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술력과 완성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을 깨며 K애니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대 속에 2일 베일은 벗은 ‘킹 오브 킹스’는 디즈니 등 글로벌 스튜디오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완성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예수의 일생을 통해 종교를 넘어 사랑과 가족애, 그리고 시대를 초월해 존경받는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귀엽고 아기자기한 영상으로 담아낸 점이 ‘종교 영화’라는 이 작품에 대한 편견을 걷어냈다.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사진 제공=모팩스튜디오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사진 제공=모팩스튜디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가 말썽꾸러기 막내 아들이자 엑스칼리버와 아서왕 이야기에 꽂혀 아무 때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월터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라는 점도 몰입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글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디킨스가 연 낭독회에서 월터가 갑가기 무대 위로 튀어나와 행사가 엉망이 된 이후 관계가 어색해진 부자는 엄마의 제안으로 마주 앉게 된다. 디킨스가 아이들을 위해 써 둔 ‘예수의 일생’을 월터에게 읽어주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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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전 예수의 탄생과 고난에 대해 들려주는 중간 중간 디킨스와 월터 부자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당시 상황을 체험한 듯 안타까움을 표하고 분노하기도 하면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예수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달된다. 아기 예수의 탄생 소식을 듣고 불안해진 헤롯 왕이 아기들을 모두 죽이라고 하자 월터는 왕이 왜 그렇게 하냐고 묻고 디킨스가 이에 대해 답하는 장면 등은 설명적으로 흐를 수 있는 작품의 단점을 보완한다.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사진 제공=모팩스튜디오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사진 제공=모팩스튜디오


이는 이 작품이 모든 세대와 비기독교인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트럼프 2기가 출범하면서 미국 사회는 이민자 등 이방인에 대한 배타주의가 만연하며 극단적으로 분열됐다. 디킨스가 아서왕의 이야기에 흠뻑 빠진 아들 월터에게 용맹한 왕도 훌륭하지만 ‘왕들 중의 왕’은 누구인지, 그리고 그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는지를 일깨우는 과정이 만들어내는 울림은 경건하고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야기를 마칠 때 즈음 다소 어색했던 부자 사이에 있었던 오해와 어색함이 풀리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점도 감동 포인트다.

한국판 더빙 배우들도 화려하다. 디킨스는 이병헌, 디킨스의 아내이자 마리아는 이하늬, 월터는 최하리, 예수는 진선규, 베드로는 양동근, 본디오 빌라도는 차인표, 헤롯왕은 권오중, 대제사장은 장관이 연기한다. 16일 개봉.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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