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랩스가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은행업 인가를 신청했다. 스테이블코인 유에스디코인(USDC) 발행사 서클에 이은 행보로 가상자산 업계의 제도권 진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3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리플이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국내 은행 인가(national bank charter)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가가 승인되면 리플은 뉴욕금융서비스국(NYDFS)를 통한 주(州) 단위 감독과 더불어 연방 차원의 규제도 받게 된다”면서 “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신뢰의 기준을 새로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플은 이와 함께 자회사인 스탠더드 커스터디 앤드 트러스트 컴퍼니를 통해 연방준비제도 마스터(Federal Reserve master) 계좌도 신청했다. 이 계좌를 확보하게 되면 리플은 자사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RLUSD의 준비금을 연방준비제도(Fed)에 직접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조치는 USDC 발행사 서클이 신탁은행 설립을 위해 OCC에 신청서를 제출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최근 미국 상원을 통과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는 OCC에 스테이블코인 감독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이 제도권 편입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에서 OCC의 연방 은행 인가를 보유한 가상자산 기업은 앵커리지 디지털이 유일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리플의 연방 은행 인가 신청 소식을 전하면서 "주류 금융권과의 구분을 넘어서려는 가상자산 기업들의 행보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WSJ는 4월 코인베이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팍소스 등도 은행 인가 취득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리플은 지난해 12월 RLUSD를 출시했다. 테더(USDT)나 USDC보다 규모는 현저히 작다. 가상자산데이터제공업체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 RLUSD의 시가총액은 4억 6817만 달러로, 전체 스테이블코인 중 17위에 해당한다.
이 같은 소식에 엑스알피(XRP)는 상승했다.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 기준 XRP는 전일 대비 3.29% 오른 2.2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