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지방정부의 ‘숨은 부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총 30조 위안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기존 부채를 저금리 채권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칭화대학교 산하 중국경제실천사상학술센터(Accept)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중앙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지방정부의 부채를 인수하고 금융 위험을 통제함으로써 중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류페이린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수면 아래에는 여전히 심각한 위험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면서 “지방정부 부채는 경제와 금융 시스템 전반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되는 ‘숨은 부채’는 중국 지방정부가 부동산 호황기에 인프라 개발을 앞세워 과도하게 조성한 지방정부융자법인(LGFV) 부채를 가리킨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숨은 부채 규모가 최대 11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류 연구원은 “(30조 위안의) 대규모 부채 교환 계획은 중앙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지방정부의 부채를 인수하는 것으로 해당 부채 부담이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로 넘어가는 것”이라면서 “고율의 부채 이자율을 떨어뜨려 경제 활동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서 자문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 칭화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정책 구상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30조 위안 국채 발행액 가운데) 4조위안 규모로 중국 내 미분양 부동산 재고의 절반을 사들여 이주노동자(농민공)들을 위한 저렴한 주택으로 전환한다면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