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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서 'IOC 선수위원 당선' 전할게요”

■'봅슬레이 전설' 원윤종

韓 역대 세번째 선수위원에 도전

최종후보 11명 들어 높은 기대감

내년 올림픽 현장투표로 2명 선발

"유승민 보면서 행정가의 꿈 키워

당선되면 선수 중심 올림픽 주력"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 출전한 원윤종. 연합뉴스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 출전한 원윤종. 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의 20일’이라고 하면 낭만 가득한 시간일 것만 같다. 하지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봅슬레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원윤종(40)은 이 기간 동안 사활을 건 도전에 나선다. 내년 초 열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그는 한국 최초의 동계 종목 출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라는 또 한 번의 이변을 준비한다.

최근 서울 송파구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에서 만난 원윤종은 “다양한 종목·나라에서 뽑힌 IOC 선수위원 최종 후보 11명에 포함돼 정말 영광”이라며 “대한민국과 봅슬레이 종목을 대표해서 IOC 선수위원 최종 후보자가 된 만큼 책임감을 갖고 꼭 당선돼 밀라노에서 깜짝 놀랄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당선되면 문대성·유승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한국인 IOC 선수위원이 된다.



원윤종은 올 2월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남자 피겨 차준환을 제치고 IOC 선수위원 선거에 나갈 한국 대표로 선정됐다. 이어 지난달 말 IOC가 발표한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2차 관문까지 통과했다. IOC 선수위원은 전 세계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8년 임기 동안 ‘스포츠 외교관’이라는 일반 IOC 위원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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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윤종은 세 번(2014 소치, 2018 평창, 2022 베이징)의 동계올림픽을 치른 한국 봅슬레이의 전설이다. 평창 대회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파일럿으로 4인승 은메달을 ‘깜짝’ 수확했다. 당시 IOC 선수위원이던 유승민 현 대한체육회장의 모습을 보고 선수위원의 꿈을 키웠다는 원윤종은 “유 회장님이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 스포츠 행정 활동으로도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은퇴 후에 스포츠 행정가의 삶을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다”고 돌아봤다.

은퇴 후 원윤종은 체육회 선수위원회 선수 대표,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선수위원 등을 맡으며 국내외에서 착실하게 행정 경험을 쌓았다. 그는 “스포츠 외교에 영어는 필수라는 생각에 1년간 캐나다 캘거리로 어학연수도 다녀왔다. IBSF에서도 영어 소통에 능한 편”이라며 “여러 경험을 쌓으면서 선수 편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내공을 키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외국 선수들이 많이 모일 다음 달 봅슬레이 대표팀의 캐나다 훈련에도 따라가 다양한 선수들을 폭넓게 만날 계획이다.

주어진 시간은 20일, 경쟁률은 5.5대1이다. 선거운동 기간은 밀라노 올림픽 선수촌이 개장하는 내년 1월 30일부터 대회 막바지인 2월 18일까지이며 참가 선수들의 투표로 2명이 선수위원에 선발된다. “하루 평균 25㎞를 걸으며 선수들을 만났던 유 회장님을 벤치마킹해 가장 이른 시각 나와서 가장 늦은 시각까지 선수들을 만나는 게 성공 전략이다. 발이 부르트도록 뛰겠다”는 원윤종은 “태국·튀니지·자메이카 등 동계 종목 불모지의 유소년들을 위한 후원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렇게 올림픽 가치를 알리는 ‘올림픽 무브먼트’에 대한 제 경험들을 선수들에게 어필하면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당선된다면 어떤 활동을 펼칠 것이냐는 질문에 원윤종은 “경력 관리, 정신건강 등 디테일이 살아 있는 지원에 앞장서면서 선수 중심의 올림픽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스포츠에 소외된 국가와 지역에 스포츠를 알리고 그들의 삶과 가치를 개선할 수 있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했다.


글·사진=정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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