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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단속은 끝”…주식 토큰화 나선 로빈후드, 오픈AI와 충돌도

“혁신 가로막던 규제 시대 끝났다”

크라켄·로빈후드, 증권 토큰화 속도

비상장 주식 지분 활용 둘러싼 논란도

사진 제공=로빈후드.사진 제공=로빈후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토큰화(tokenization)를 '혁신’으로 평가하며 단속 중심 규제 기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주식 거래 구조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비상장 지분을 활용한 발행 사례를 둘러싸고 논란도 커지고 있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토큰화는 하나의 혁신으로, SEC는 시장 내 혁신을 진전시키는 방법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EC는 지난 몇 년간 규정의 불명확성과 ‘단속 중심 규제(regulation through enforcement)’ 때문에 혁신을 가로막아 왔다”면서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규제 측면에서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람들이 새 상품을 만들고 혁신할 수 있는 명확한 토대를 제공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토큰화는 주식·채권·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위에 올려 토큰으로 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를 실물연계자산(RWA)으로 분류한다. 기존 금융 시스템은 거래 시간·국경·중개기관 등에 따라 제약이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자산을 24시간 언제든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높아진다.



SEC의 기조 전환과 맞물려 민간에서는 자산 토큰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은 지난 달 30일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60종을 토큰화한 ‘엑스스톡스(xStocks)’ 서비스를 미국 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출시했다. 사용자는 크라켄 애플리케이션에서 해당 자산을 주 5일, 24시간 거래할 수 있다. 이를 자체 지갑으로 인출해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서비스에서 담보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로빈후드도 토큰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 사용자를 대상으로 미국 주식과 ETF를 아비트럼 블록체인 기반으로 토큰화한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토큰은 향후 로빈후드가 자체 개발 중인 전용 레이어2(L2) 블록체인으로 이전될 예정이다. 이용자들은 24시간 5일간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일을 주 7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비상장 주식 토큰화와 관련해서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로빈후드는 오픈AI와 스페이스X 지분을 기초로 한 토큰을 출시했다. 그러나 오픈AI는 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이 ‘오픈AI 토큰’은 오픈AI 지분이 아니”라면서 “우리는 로빈후드와 협력한 적 없고, 해당 사안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이를 지지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오픈AI 지분의 모든 이전은 당사의 사전 승인을 필요로 하며, 이번 건은 승인된 바 없다”면서 “이용자들은 각별히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로빈후드는 CNBC에 “이 토큰은 개인투자자들이 사모시장에 간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당사가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V) 지분을 통해 발행된 구조”라고 해명했다.

CNBC는 이번 사태를 두고 “금융상품 접근을 민주화하려는 가상자산 플랫폼과, 자사 지분이 블록체인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통제하려는 기업 간의 긴장이 드러난 사례”라고 평가했다.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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