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헝다사태’ 등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업계가 대거 시장에서 정리돼 2030년까지 현재의 8분의 1 수준인 15개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산업이 재편됨에 따라 현재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하는 129개 업체 중 2030년에 살아남는 브랜드는 15개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 15개 업체는 2030년까지 중국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장의 약 7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존 업체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평균 102만대로 전망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살아남는 기업이 어디일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스티븐 다이어 알릭스파트너스 아시아 자동차 부문 책임자는 중국에서 업체 간 통합은 다른 국가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지역 경제와 고용, 공급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지방 정부가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신에너지 차량 시장 중 하나로, 가격 전쟁과 빠른 혁신, 그리고 신생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기준을 높이고 있다”며 “이런 환경은 기술과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놀라운 진전을 끌어냈지만, 많은 기업이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자동차 시장은 최근 과잉 생산으로 인해 치열한 가격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 전기차 업체 중 비야디(BYD)와 리오토를 제외하면 연간 기준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 없는 상태다.
중국 당국은 최근 업체들의 과도한 할인 경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다이어는 중국에서 할인 경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직접적인 가격 할인보다는 보험료 지원이나 무이자 할부금융과 같은 잘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 자동차 공장들의 지난해 생산 설비 가동률은 10년 만에 최저인 평균 50%로, 이는 수익성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다이어는 지적했다.
한편 중국 내에서도 올들어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 관측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국유기업인 창안자동차와 둥펑자동차가 합병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창안과 둥펑은 지난해 각각 248만대, 268만대의 신차를 판매해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중국 최대, 글로벌 탑5 수준의 자동차 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향후 10년 동안 ‘2+5’ 구조로 정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300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중인 비야디(BYD)와 지리자동차 2곳의 민간기업을 필두로 하고, 나머지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이 5개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일(FAW)·둥펑·창안·광저우(GAC)·상하이(SAC)·베이징자동차 등 국유기업이 2~3곳, 체리·창청·리샹·샤오펑·링파오·웨이라이·사이리스·샤오미 등 민간기업이 2~3곳만 살아남아 5곳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