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출원한 제형 관련 특허는 총 28건이며 이 중 약 80%가 연질캡슐 기술에 집중돼 있습니다.”
연질캡슐 제형에 특화된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알피바이오가 의약품에 적용하던 고도화된 제형 기술을 바탕으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알피바이오의 대표적인 연질캡슐 기술은 ‘네오듀얼’과 ‘뉴네오솔’이다. 두 기술 모두 원래는 전문의약품에서 출발한 제형 기술로 각각 복합 성분 안정화와 난용성 물질의 흡수율 개선이라는 고난도 과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네오듀얼은 수용성과 지용성처럼 서로 다른 물성을 가진 성분을 하나의 연질캡슐에 안정적으로 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복합 기능성 성분의 시너지를 내는 동시에 복용량을 줄여 사용자의 편의성도 높인다. 예컨대 함께 쓰기 까다로웠던 비타민 B군과 비타민 D를 하나의 캡슐에 담는 제품 설계도 가능하다.
뉴네오솔은 물에 잘 녹지 않는 성분을 체내 흡수에 유리한 액상 상태로 전환시켜 흡수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동일한 용량에서도 생체이용률을 끌어올릴 수 있어 기능성 원료의 효율적인 전달에 강점을 지닌다. 캡슐 크기도 줄일 수 있어 고령층이나 어린이 등 알약 섭취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복용 편의성과 기호성을 강화하기 위한 ‘젤리제’ 제형도 주목된다. 기존 연질캡슐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씹어 먹는 기호형 제형으로 변형한 제품이다. 알피바이오는 젤리제 제형으로 국내 최초 의약품 허가를 받았고 빠르면 내년 상반기 제품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제형 기술은 현재 건강기능식품 영역에도 확장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속성’ 기술이다. 원래 의약품 개발에서 방출 속도를 조절하는 개념으로만 활용되던 지속성 기술을 알피바이오는 건기식 제품에 적용해 ‘지속성 비타민C’를 국내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이 제품은 하루 한 번 복용만으로 최대 10시간까지 체내에 성분을 유지할 수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 제형으로 공식 허가를 받은 최초의 사례다.
또 위산에 의해 녹지 않고 장에서 분해되는 ‘장용화 연질캡슐’도 건기식에 적용했다. 알피바이오는 이 기술을 오메가3 제품에 활용했으며, 위가 아닌 장에서 성분이 방출되도록 설계해 복용 후 발생하는 어취(비린내)를 효과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형 기술 전문 기업답게 생산 및 지식재산 역량도 탄탄하다. 알피바이오는 최근 5년간 하루 평균 약 465만 개의 연질캡슐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단일 공장 기준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자동화 및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총괄부장은 “소비자는 기술을 직접 체감하긴 어렵지만 삼키기 편하고 흡수도 잘되는 경험을 통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며 “의약품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분은 그대로지만 훨씬 편하고 효과적인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