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신입공채, AI로 자소서 쓰면 탈락?"…대기업·공기업, 금지 vs 허용 엇갈렸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뉴스1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뉴스1




올해 하반기 대기업과 공기업의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기소개서 작성이 보편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지난 5월 구직자 201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1%가 AI를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직무 분석부터 문장 구조 설계까지 AI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AI를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불이익에 대한 우려도 크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동향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자기소개서 작성에 챗GPT를 썼다고 확인되면 감점(42.2%)이나 불합격(23.2%)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연합뉴스가 올해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인 10대 그룹 계열사와 주요 공기업 14곳에 확인한 결과, 이 가운데 10곳은 전형 과정에 AI 판별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었다. 이 중 9곳은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의 ‘AI 표절률’을 확인한다고 답했으며, 그중 8곳은 정도에 따라 감점 사유가 될 수 있다고, 1곳은 탈락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인사담당자들은 “문장 교정이나 맞춤법 확인 등 글쓰기 보조 수준은 허용 가능하다”거나 “허위 사실을 기재하지 않는 한 AI 활용도 역량의 일부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기소개서는 지원자의 어휘력과 논리력을 평가하는 과정인 만큼 AI 사용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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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별 태도는 같은 그룹 내에서도 달랐다. 한 계열사는 AI 사용을 전면 금지했지만 다른 계열사는 “문장 다듬기 수준은 괜찮다”고 답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채용공고에 “AI(챗GPT 등) 활용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일부 기업은 AI 활용 자체를 능력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지금 시대에 AI 활용 능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동일한 문장이 여러 지원자에게 반복되면 감점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보조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건 성의 있으면서도 효율적이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티 나지 않게 챗GPT로 자기소개서 쓰는 법’이 공유되고 있다. 접속사 추가, 기계적인 어투 수정, 특정 어미 제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표절 검사 프로그램 업체들은 “언어 패턴과 통계적 특성을 분석하기 때문에 단순 수정으로는 탐지를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인사담당자들은 “AI는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일 뿐이며, 결국 지원자의 고유한 경험과 생각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라며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진짜 역량을 보여주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신입공채, AI로 자소서 쓰면 탈락?"…대기업·공기업, 금지 vs 허용 엇갈렸다


이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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