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트럼프 최소 '1박 방한' 가닥…"막판 관세협상이 관건"

■ APEC 3주 앞두고 일정 조율

한미 정상회담 등 일정 빡빡해

트럼프 체류기간 늘리기 최선

3500억弗 이견 해소에 큰 비중

조선소 방문 추진 등도 요인

李 '미중 가교역할' 부각 관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미 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놓고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치기(29일)로 한국을 찾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최소 1박을 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국 간 관세 협상 추이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정치권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최소 1박 2일로 경주를 방문하는 일정을 미국 측과 조율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하루만 한국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체류 기간을 늘리려는 것이다.

당초 논의된 계획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입국해 비즈니스 서밋과 경제인 오찬에 참석한 후 한미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 등을 소화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체류 시간에 비해 일정이 빡빡해 정상회담이 약식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조선소 방문이 추진된 것도 방한 일정 조정에 힘이 실리는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7일부터 일본을 2박 3일간 머무르면서 APEC 의장국인 한국 방문 일정은 당일치기로 마무리하는 모양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고려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은 아직 조율 중”이라며 “모든 준비가 다 끝나야 양국이 함께 (일정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대체적인 기류를 파악해보면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일정까지 최대한 소화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이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29일부터 1박 2일 방한하더라도 31일 개막하는 APEC 정상회의 본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가급적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APEC 본행사와 별도로 이뤄지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APEC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본행사를 보지 못하고 떠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막판까지 조율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경우 조선소 방문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로서는 한국 조선의 역량을 트럼프 대통령이 눈으로 확인하게끔 만들어 한미 동맹과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미 관세 협상의 진전 정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체류 일정과 맞물려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간 2차 한미 정상회담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만큼 양국 간 최대 난제인 관세 협상의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특히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의 성격을 두고 양국의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막판 협상은 계속 진행되는 상태다. 당장 13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회동한다. 한미 재무장관의 회담이 성사돼 관세 협상에서 유의미한 진전이 있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 더 큰 비중을 둘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후 이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맞춰 30일 방한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1박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정부로서도 미중 정상이 모두 APEC에 참석하는 것이 행사의 의미를 더 살리면서 이 대통령의 미중 간 ‘가교론’을 부각할 수 있다. 다만 미중 무역 갈등은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시 주석과 구체적으로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APEC 정상회의가 협상의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전희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