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파괴적 혁신 통한 지속성장' 연구한 3人, 노벨경제학상 수상[Pick코노미]

조엘 모키어·필리프 아기옹·피터 하윗 교수

노벨위원회 "지속적 성장 이론 정립한 공로"

혁신 통한 경제성장인 '창조적 파괴' 설명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 관계자들이 13일 스톡홀름 로열스웨덴 과학아카데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조엘 모키어(화면 왼쪽부터)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드프랑스 교수, 피터 하윗 미 브라운대 교수. AFP연합뉴스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 관계자들이 13일 스톡홀름 로열스웨덴 과학아카데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조엘 모키어(화면 왼쪽부터)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드프랑스 교수, 피터 하윗 미 브라운대 교수. AFP연합뉴스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기술 발전과 혁신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연구에 기여한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드프랑스 경제학과 교수,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 등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3일(현지 시간) “기술 발전과 혁신을 통한 지속적 성장 이론을 정립한 공로가 있다”고 시상 이유를 밝혔다. 모키어 교수는 근대 경제성장의 본질을 규명한 경제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아기옹 교수는 혁신적 창조적 파괴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뤄지는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하윗 교수는 창조적 파괴를 통한 지속적 성장 이론의 대가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의 핵심 키워드는 ‘성장’이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 13일(현지 시간) “지난 2세기 동안 세계는 역사상 처음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뤘고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나 번영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올해 경제학상 수상자들은 혁신이 어떻게 더 큰 진보를 위한 원동력을 제공하는지 설명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고성장의 번영 시대가 마무리되고 상당수 국가들이 저성장으로 진입하는 가운데 또 다른 성장 엔진이 무엇인지 그 해답을 노벨상 수상자들의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와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드프랑스 경제학과 교수,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에 대한 답을 찾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프랑스 출신 아기옹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 나라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평생 연구한 학자다. 저성장 트랩에 갇힌 선진국들이 그를 경제 책사로 채용했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경제 자문을 맡았고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함께 만든 ‘지속가능한 포용적 회복과 성장’ 위원회에도 고위 자문단으로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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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하윗 교수는 캐나다 태생으로 미 샌타바버라대와 브라운대 등을 거치며 거시경제학을 연구했다. 1987년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방문교수 시절 아기옹 교수와 만나 의기투합했고 그때부터 30년 넘게 공동 연구를 지속해왔다.

이들은 1990년대 초부터 손잡고 ‘창조적 파괴’ 이론으로 잘 알려진 조지프 슘페터의 ‘내생적 성장 이론’을 계승 발전해왔다. 특히 이들은 창조적 파괴 개념을 현대 수리경제 모형으로 부활시켜 기업 간 경쟁과 혁신이 장기 성장의 원동력임을 이론적으로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1992년 이들이 공동 발표한 ‘창조적 파괴를 통한 성장 모형’ 논문은 기업들이 더 나은 신제품 개발과 생산 공정 혁신에 연구개발(R&D) 투자를 쏟아붓고 그 결과 기존 기술과 상품을 밀어내는 역동적 경쟁 과정을 수식으로 묘사했다. 새로운 혁신이 나올 때마다 어제의 기술은 구식이 되고 시장에서는 신제품이 구제품을 대체하게 된다. 이러한 창조적인 동시에 파괴적인 과정이 거듭되면서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성장이 지속된다는 것이 아기옹·하윗 모형의 핵심이다.

모키어 교수는 인류 역사상 이례적인 지속적 경제성장이 어떻게 가능해졌는지를 역사적 분석을 통해 밝힌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산업혁명 이후 지난 200년 동안 과거와 달리 경제가 꾸준히 성장해온 배경으로 과학적 지식과 기술적 실용 지식의 상호작용을 지목한다. 기술혁신들이 서로 연결되고 축적되며 예전처럼 한 번의 발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인 개선과 응용으로 이어져 자기생성적 발전 과정이 확립됐다고 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노벨경제학상 수상 결과가 우리 경제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아기옹 교수는 법인세 인하가 기업의 혁신 의지를 높여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 자문을 맡아 법인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도 그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특정 세율을 넘어서는 순간 부정적 영향이 지배적으로 변하는 만큼 과도한 세금은 혁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순이익을 줄여 기업들의 혁신 의욕을 꺾는다고 봤다. 아기옹 교수는 이날 수상자 발표 후 연결된 통화에서 기자들에게 “개방성은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개방성을 저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성장의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낡은 제도나 독점적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막고 있을 수 있는데 계속해서 새로운 것으로 교체돼야 한다는 시사점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벨경제학상 위원회 위원장 존 하슬러는 “수상자들의 연구는 경제성장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입증한다”며 “우리는 창조적 파괴의 근간이 되는 메커니즘을 지켜나가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다시 정체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파괴적 혁신 통한 지속성장' 연구한 3人, 노벨경제학상 수상[Pick코노미]


서민우 기자·배상윤 기자·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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