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로봇학과 4학년 오상훈(22)씨는 어엿한 '대학생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지난 7월 서울시 제5기 예비청년창업가로 선발돼 로봇 개발업체 럭스로보(LuxRobo)를 설립했다.
럭스로보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캠퍼스 CEO 발굴지원사업'에서 지원 대상업체로 선정돼 사업비 5,000만원을 받게 됐다.
오씨는 로봇 창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마크 저커버그나 스티브 잡스도 희박한 가능성에 도전하지 않았느냐"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로봇기술의 시장성이 낮은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서 더 흥미진진한 도전이 될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
어릴 때부터 유독 전자기기만 보면 '분해 욕구'가 끓어올랐다는 그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3년 제1회 전국어린이엑스포 로봇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일을 계기로 일찍부터 로봇공학자를 꿈꿨다.
그는 "중고등학교 때도 관심사는 오로지 로봇뿐이었다"며 "새로운 로봇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시험기간에도 그 일에만 매달려서 부모님도 혀를 내두르셨을 정도"라고 말했다. 줄곧 이어진 '로봇 사랑' 덕분에 그는 2006년 서울시교육청 청소년과학탐구대회, 한양대 로봇프로그래밍대회, 2008년 미국에서 열린 월드로보페스트챔피언십 등 국내외 각종 대회에서 입상했다. 이런 경력을 인정받아 2010년에는 4년 장학생으로 광운대에 입학했다.
그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은 로봇기술과 예술ㆍ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를 접목한 이른바 '인터랙티브 디자인 로봇'에 관심을 두면서다.
그는 "아직 사람들은 '로봇'이라면 대부분 차디찬 기계만을 떠올린다"며 "로봇기술을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한창 개발 중인 첫 창업 아이템도 로봇기술을 활용한 LED 조명 시스템이다.
그는 "기존 조명은 단순히 불을 켰다가 끄거나 색이 바뀌는 정도지만 로봇기술을 접목해 이용자의 신체리듬이나 실내온도에 맞춰 변하는 '지능형 조명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학업과 아이템 개발을 병행하느라 하루 24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그는 "원하는 일을 하고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로를 고민하는 또래와 '예비공학도' 청소년들에게 당부했다. "꿈을 꾸면 그 꿈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직 인생을 길게 살아보진 않았지만 누구나 가는 길을 마지못해 가는 것보다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꿈을 좇아가는 게 더 행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