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박이 여자아이가 신문을 펴놓고 있다. 『설마 신문을 읽을까. 그냥 어른 흉내를 내는 것이겠지』. 순간 아이는 『청와대』라는 단어를 시작으로 더듬더듬 뭔가 말을 하기 시작한다. 아이의 시선은 놀랍게도 신문의 헤드라인을 따라가고 있다. 앙증맞은 입에서는 『청와대 뒤쪽 북악산에 노루가 산다』는 신문 제목이 그대로 흘러나온다.한솔교육 「신기한 한글나라」 TV광고의 내용이다. 이 광고에는 연기가 전혀 없다. 실제 상황이 있을 뿐이다. 모델로 나온 김문주 어린이는 이제 갓 35개월이 됐다. 생후 20개월째부터 한글나라 교육을 받아 6개월 뒤부터 동화책은 물론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이 앞의 광고는 두살박이가 동화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줬다. 광고주는 이번 기획 때 좀더 멋진 장면을 원했고 제작진은 신문 읽는 모습으로 정했다. 제작진은 신문을 읽을 줄 아는 회원 아이들 중에서 김문주 어린이를 모델로 선발했다. 카메라 준비를 한 뒤 신문을 여러 개 주자 어린이는 유독 청와대에 노루가 산다는 기사에 관심을 보였고 자연스럽게 읽어내는 모습을 화면에 담을 수 있었다. 마지막의 『청와대가 어디예요』라는 부분까지 NG 없이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이 광고는 연기가 아니기에 그 어떤 유명 모델보다 더 진한 감동을 준다. 티없이 맑은 어린이가 허리를 구부린채 우물우물 신문을 읽는 모습서부터 고개를 돌리며 엄마에게 질문하는 모습까지 무엇 하나 어색한 부분이 없다.
한가지 광고사에 길이 남을 일(?)은 이 광고가 최초로 청와대를 거론한 광고라는 점이다. 【한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