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은 일본 시장에 대한 전략을 큰 틀에서 재조정하고 있다. 우선 삼성은 '철옹성' 같은 일본의 휴대폰과 가전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10여개 자국 브랜드들이 버티고 있어 좀처럼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어려웠던 일본의 가전시장도 앞으로 본격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최근 일본 내 헤드쿼터 역할을 했던 일본삼성을 해체하고 계열사별 독립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더 이상 일본에서 계열사들이 '일본삼성'이라는 이름 아래 뭉쳐있어야 할 필요가 없어졌을 만큼 대일본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의미다.
현대자동차 역시 자동차 강국 일본의 재입성 기회를 엿보고 있다. 현대차는 막강한 일본 완성차업계에 밀려 지난 2009년 승용차 사업을 철수시켰다. 그러나 일본 대형버스시장에서 선전하자 최근 대형트럭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용차를 통해 탐색전을 펼친 후 결국 승용차시장에도 다시 진출하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밖에 부품ㆍ소재 분야에서 절대적이었던 일본산에 대한 의존도 역시 크게 줄고 있다. 박기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2005년부터 둔화 양상을 보였던 대일 수입은 지진을 계기로 급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글로벌 조달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