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한 가운데 지지자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법원에 집결해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중앙지법에 도착하자 정문 근처에서 집회를 벌이던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일제히 연호했다. 몇몇은 ‘윤어게인(Yoon Again)’ ‘영장기각’ 등이 적힌 피켓을 위로 들어 올리거나 태극기와 성조기를 연신 흔들었다. 연단에서 한 지지자가 “대통령님 우리가 끝까지 지키겠습니다”고 외치자 환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개최한 해당 집회엔 경찰 비공식 추산 1000여 명이 모였다.
체감온도 35도가 웃도는 폭염에 지지자들은 양산과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그늘에 앉아 썬크림을 바르거나 얼음물을 얼굴에 대며 더위를 견디는 모습이었다. 현장에는 물을 마실 수 있는 간이 부스도 마련됐다. ‘이재명 탄핵하라’가 적힌 피켓으로 부채질을 하던 김 모(49)씨는 “더워 죽겠더라도 나라를 살리려면 밖에 나와야 한다”며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게 대한민국을 구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참석자 박경환(61) 씨는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데 최근 부동산 정책이 발표된 이후 손님이 뚝 끊겼다”며 “현 정부의 정책에 부아가 치밀어서 이 날씨에도 집회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심 모(32)씨는 “지금 가게가 문제냐”며 “대통령이 바뀐 뒤 장사가 손에 잡히질 않는다.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민주당의 의도로만 행동하는 것 같다”고 분노했다.
시민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집회 장소를 지나가던 직장인 박 모씨는 “우리는 여기서 일하는 죄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교대역 부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 씨는 “집회가 열리는 날엔 손님이 늘어나니까 좋은 점도 있지만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소음 때문에 불편한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 첫 구속심사 당시 ‘서부지법 난동 사태’가 재현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당초 기동대 30여개 부대 약 2000명을 투입하려 했지만, 계획을 수정해 45개 부대 2700명가량으로 증원했다. 안전펜스 등 차단 장비 350여점도 배치됐다
남세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15분부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또는 10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