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용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는 16일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사내유보금 과세, 무엇이 문제인가'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지적한 뒤 "이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택한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정면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사내유보금 과세는 이중과세, 기업의 재무구조 악화, 국부유출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복지국가라는 허울을 좇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치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연강흠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도 "사내유보금 과세의 기본 시각은 사내유보금을 남는 돈으로 보는 것인데 실상 사내유보금은 미래에 사용할 돈이지 남아도는 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 교수는 아울러 "주주로서는 사내유보금은 나중에 가져갈 배당 몫이므로 이를 먼저 배당한다 하더라도 소비가 필요하지 않으면 결국 주식에 재투자할 것"이라며 "따라서 정부가 예상하는 대로 소비가 진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오히려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 부활과 같이 실물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 기업의 투자 촉진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10대 그룹 사내유보금은 5년 새 거의 2배가량 늘어났다. 기업 경영 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10대 그룹 81개 상장사의 올 1·4분기 말 사내유보금은 515조9,000억원으로 5년 전(271조원)에 비해 90.3%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유보율도 986.9%에서 1,733.9%로 747%포인트나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