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던 프로그램 매매에 반전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매수차익잔액이 전 저점 수준까지 내려가 차익거래에서 매수세가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코스콤에 따르면 20일 기준 매수차익잔액은 6조9,557억원을 기록, 전 저점이었던 지난해 11월6일(6조6,801억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올해 들어 차익거래에서는 1조5,428억원에 달하는 순매도 물량이 현물시장에 나오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차익거래 순매도를 촉발시킨 가장 큰 요인은 외국인의 선물매도다. 외국인은 12월 옵션만기일(11일) 이후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선물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대부분 신규 매도로 추정된다. 3월물 선물의 미결제약정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이 기간 동안 차익잔액이 1조원 이상 청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주식매수와 옵션매매 패턴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선물매도는 하락 베팅이 아닌 주식매수에 대한 헤지용 및 ELSㆍELW 등 파생상품 운용을 위한 헤지용이란 분석이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매매가 투기성이었다면 차근월물(6월물선물과 3월물옵션)이나 옵션 역시 같은 방향을 보여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외국인 선물매도는 대부분 주식매수 및 파생상품 운용을 위한 헤지성 물량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선물매도 포지션을 충분히 누적한 만큼 대규모 추가 매도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즉 프로그램 매매에서 순매도를 유발했던 외국인 선물매도가 막바지에 이른 만큼 프로그램 매매는 향후 수급측면에서 우군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연말배당 물량 청산 및 외국인 선물매도 확대로 매수차익잔액이 이전 바닥 수준까지 내려왔다”며 “돌발성 악재로 시장이 급락하지 않는 이상 프로그램 매매는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프로그램에서 추가로 나올 매도물량은 3,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며 “외국인은 이 물량을 소진하고 나면 순매수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문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매도는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돼 차익거래에서 순매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연초의 베어마켓랠리가 재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