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일렉트릭(GE) 계열의 방송사인 NBC가 세계 2위 미디어재벌 비방디 유니버설의 미국 내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VUE)을 인수, 방송과 영화ㆍ케이블 TVㆍ테마파크 등을 수직계열화한 종합 거대 미디어 그룹이 탄생한다.
NBC는 3일 프랑스의 비방디와 VUE 인수에 관한 배타적 협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NBC측에 따르면 양측은 이 달 말까지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며, 통합 법인의 이름은 NBC와 VUE의 영화사 유니버설픽처의 이름을 딴, `NBC유니버설`로 잠정 결정됐다. 이는 방송과 함께 헐리우드 영화가 향후 NBC의 주력 사업이 됨을 의미한다.
인수 조건을 보면 NBC는 현금으로 38억 달러, 부채인수 형식으로 16억 달러를 비방디에 지급하고, NBC유니버설의 지분 80%를 보유할 예정이다. 반면 비방디는 오는 2006년까지 통합 법인의 지분 20%를 보유하되 그 이후에는 지분을 매각하거나 NBC의 주식 상장에 참여하게 된다. 이번 인수ㆍ합병(M&A)을 통해 비방디는 현재 14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를 연말까지 50억 달러 내외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BS, ABC와 함께 미국 내 3대 방송사로 군림하고 있는 NBC는 이번 VUE 인수를 통해 영화 스튜디오인 유니버설 픽처는 물론 케이블 TV인 CNBCㆍUSAㆍ브라보ㆍSci Fi, 그리고 테마파크 등의 사업을 포괄, 세계 미디어 업계 지각변동의 핵으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 밥 라이트 NBC 최고경영자(CEO)는 “합병 효과를 돈으로 환산할 경우 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NBC의 모기업인 GE는 이번 NBC의 WUE 인수로 관련사업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GE는 현재 NBC를 축으로 하는 미디어 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5.5%를 올리고 있는데, 이를 한단계 업 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 이와 관련 GE는 미디어 부문을 소비자금융ㆍ에너지ㆍ정보기술(IT)ㆍ보안 등과 함께 5대 핵심 사업으로 규정,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가전을 주력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 온 GE가 미디어 산업의 부침을 제대로 극복해 낼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