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중인 안희정(安熙正)씨가 출소 후 미국 유학길에 오르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당분간 외국에 나가 현실정치와 연을 끊겠다는 얘기다.
안 씨를 1주일에 한 번꼴로 면회하는 열린우리당의 386 의원은 3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안 씨의 도미(渡美) 가능성에 대해 "여러가지 가능성 가운데 하나"라며 "주위에서 `나가 있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하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안희정 선배는 `참여정부의 비극배우로 만족한다'고 하더라"며 "노무현 정권의 한 축이 될 것이란 전망은 섣부른 예단이며, 절대로 권노갑씨처럼은 안할 것"이라며 정치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그러나 법원이 안 씨에 대해 추징금을 선고한 것과 관련, "안 선배 개인이 쓴 게 아니다"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 노 대통령 만들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공동 책임감을 느끼고 분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해 12월 구속됐던 안 씨는 지난 9월 2심에서 징역 1년에 추징금 4억9천만원을 선고받았다.
한편 안 씨와 함께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도 미국 유학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씨의 대학 후배로 민주화투쟁을 함께 했던 여 씨는 최근 사석에서 "안 선배가 나오면 진로를 논의해 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우리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